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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소리그림

이승현 저승길-상여소리ㅣ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cm 1997 에스키스를 100호에 옮겨 그렸다. 배경으로는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주변 산천의 형태를 비슷하게 그려 넣어서 공간감을 강조하였고 그 중심에 내 사인-주작도를 변형하여 넣었다. 우리소리, 특히 자장가나 상여소리를 좋아해서 혼자 흥얼거릴 때가 많다. 그 구성진 가락이 좋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들어있는 사설이 또한 좋다. 요령소리 땡그랑 거리면서 울려퍼지는 가운데 구성지게 불러대는 상여소리는 고인과 유족에게 모두 이별을 위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고 느껴서 더 좋다. 그래서 꼭 그려보고 싶었던 그림이다.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상여소리ㅣ종이에 수채 23×17cm 1997 내 사인을 작품 속에 옮겨 담았다. 화면에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주변 산천의 형태를 비슷하게 그려 넣어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고 그 중심에 내 사인-주작도를 변형하여 넣었다. 100호 작업을 위한 에스키스라고 생각하며 그린 것인데 해 놓고 보니 마음에 들어서 액자에 넣어서 보관 중이다. 나는 우리 자장가나 상여소리가 좋아서 언제나 흥얼거리면서 혼자 비슷하게라도 불러보려고 늘 애쓰는 편이다. 그 구성진 가락이 좋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들어있는 사설이 또한 좋다. 요령소리 땡그랑 거리면서 구성지게 불러대는 상여소리는 고인과 유족에게 모두 위로와 함께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고 나는 늘 느껴왔고 그래서 꼭 그려보고 싶었던 그림이다.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1×10cm 1997 눈은 감을 수 있어도 귀는 감을 수 없다. 듣는 것에서는 느낌이 먼저 오고 보는 것에서 생각이 따라온다. 들으면 느끼고 그것이 마음에 고인다. 고인 것은 부풀어 올라 보이는 세계로 날아오른다. .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주작도-3ㅣ종이에 수채 21×30cm 1996 역시 주작도를 의식하면서 사인을 변형시키다가 나온 형태이다. 대형작품에 그려넣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결국은 100호에 그려넣기도 했고 결국 돌도장에 새기기까지도 했었다. . . . . . . . 더보기
이승현 주작도-2ㅣ종이에 수묵채색 10.5×10.5cm 1996 계속해서 L과 S로 크게 모양을 잡고 H를 조그맣게 그 사이에 쓰는 것으로 사인 연습을 하며 휘갈겨 쓰다가 그럴싸하게 나오자 채색도 하고 바탕색을 그려주면서 완성시켰던, 우연히 나온 작품이다. 결국은 영자로 사인하는 것보다는 한글로 자연스러운 글꼴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낫겠다고 결정을 했다. 장구 궁편가죽 가운데를 동그랗게 오려서 액자를 만들어 전시했었다. . . . . . .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주작도-1ㅣ종이에 수묵채색 21×16.6 cm 1996 늘 쓰던 사인을 둥글게 흘려가며 연습하다가 이것도 작품이 되겠다 싶어서 휘갈겨 쓰다 보니 주작도 비슷한 모양이 나왔다. 아! 이렇게 해도 되겠군. 그렇게 휘갈겨 써 놓고 주작도라고 우겼던 작품이다. 사인이 여러 개인데 요즘 작품에는 또 다른 걸 만들어 쓰고 있다.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울림ㅣ스티로폼에 혼합재료 27×18cm 1996 몇년 사이에 색감을 약간 강하게 쓰는 변화가 생겼던 모양이다. 그 몇년 전에 했던 스티로폼 작업의 느낌을 되살려가며 색감을 약간 강렬하게 입힌 것인데 번들거리는 질감이 자극적인 데다가 색감까지 강렬하니까 느낌이 거북하고 작품이 가벼워 보인다. 하여튼 이런 효과를 잘 조절해 가면서 재료를 골라 쓴다면 그냥 단순히 실험작이 아니라 안정적이고도 완성된 작품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제까지 했던 작업 방법들을 한 작품에 쏟아부어서 완성시킨다면 혹시 내가 꿈꾸던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작품은 시끄러운 소리에서 느끼는 울림 같다.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굿ㅣ부채에 아크릴물감 40×27cm 1996 한정된 시간 내에 제작해야 하는 뜻하지 않은 상황이 주어져서 다급히 제작했었다. 규격화된 캔버스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 다루지 않던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쉽지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지금도 부채에 그림 그리는 건 부채의 모양 때문에 어색하다. 그 후에 몇 번 장난 삼아 해 보다가 말았다. 이 부채를 보고 덥다고 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 . . . . . . 더보기
이승현 탈 - 말뚝이ㅣ종이죽 35×29cm 1995 풍물을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탈춤에도 빠져들게 된다. 탈이 지니는 조형적 특성도 그렇지만, 그 탈을 쓰고 추는 춤사위 또한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게 탈 만들기와 탈춤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나는 원래 만들기를 좋아해서 일단 필요하면 그것을 만들어 버리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말뚝이의 얼굴을 만들게 되었던 것인데 여러 가지 모양을 한 탈들도 어딘가 더 있을 것이다. 그것들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 . . ---------------------------------------- 나는 특히 고성오광대의 말뚝이 춤사위를 지금도 좋아한다. 당시에는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 중에 풍물이나 탈놀이와 관련된 것들도 많았었는데 나는 웬만하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약녹화를 해 두었었다. ..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10 즉흥ㅣ종이에 볼펜 매직펜 사인펜 18×9cm 1995 일정에 쫓기는 일상 속에서 급히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다급하게 볼펜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사인펜과 매직잉크로 한순간 즉흥적으로 그렸던 것이다. 이 작품은 이제야 큰 작품으로 다시 제작 중이다. ------------------------------------------ 이것도 옛 자료를 뒤적이며 정리하다가 찾아낸 에스키스 10장 중 하나이다. 1995년 상주에서 김천으로 통근하며 추가된 업무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때의 작업이다.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9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다섯 방위색 즉, 동청룡 서백호 북현무 남주작 중앙황을 배경으로 깔아주었다. 풍물에도 오방과 관련된 용어가 나온다. 오방진이라는 진법인데 상쇠가 동살풀이(오방진) 가락과 자진동살풀이(진오방진)가락을 치면서 풍물치배를 이끌어 오방진을 만들어 맺고 푼다. 수십 명이 진오방진가락을 치면서 네 방위를 돌고 나서 중앙에서 멍석말이 진으로 휘몰아가며 맺었다가 다시 푸는 과정이 있다. 이때는 힘차게 휘몰아가는 진오방진가락의 느낌을 오방색으로 나 타내 보고자 하였을 뿐이지 진풀이까지 의식한 것은 아니었다. --------------------------------------- 이런 작품 중에서 아홉 번째 작품이다. 1994부터 3년 동안 상주-김천을 통근하던 바쁜 와중에 다급히 해치웠던 에스키스이다. 전시 준비 일정이..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8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풍물이 좋아 한창 빠져 지내던 시절, 그때는 이렇게 느낄 때도 있었다. . 풍물소리가 하늘에서 쏟아진다 다시 땅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휘몰아치면 땅과 하늘은 하나가 된다 --------------------------------------- 이런 작품 중에서 여덟 번째 작품이다. 1994부터 3년 동안 상주-김천을 통근하던 바쁜 와중에 다급히 해치웠던 에스키스이다. 전시 준비 일정이 닥치면 미리 찍어 둔 작품 사진이 없어서 에스키스로 사진을 대신했었는데 나중에는 결국 그 에스키스 자체를 출품하기도 했었다.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 깃발ㅣ광목에 혼합재료 160×80cm 1994 여섯 번째 에스키스를 큰 걸개그림으로 다시 그린 것이다. 걸판진 것이 풍물판의 매력이다. 상쇠의 지휘에 따라 치배들이 쇠 징 장구 북 네 기물의 가락을 변화시키면서 진을 짜고 풀며 판을 만들어간다. 시간이 흐를 수록 관중들이 판을 빽빽하게 둘러싼다. 치배들이 만들어내는 신명이 극에 달하면 관중들도 하나가 되어 판 안에 녹아든다. 지역에 따라 굿거리, 삼채, 풍류, 덩덕궁이, 자진삼채, 동살풀이, 자진동살풀이, 별달거리, 이채 등 가락관 진풀이의 종류도 많고 이름도 다양하여 느낌은 조금씩 다르지만 풍물판이 걸판진 것은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하다. 바로 그런 풍물 비디오테이프를 틀어놓고 걸판진 풍물판의 매력에 푹 빠져들면서 그렸던 작품이다. 옥양목을 넓게 펼쳐놓고 그 위를 밟고 다니면서 대형붓으로 마음껏 휘저..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7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풍물은 역동적이다. 멀리서 풍물소리를 들으면 쇳소리는 가죽 소리에 묻혀버린다. 가죽 악기 중에서도 북소리와 장구의 궁편 소리가 둥둥 뜨듯이 울리면서 들려온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풍물판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발길을 재촉해서 다가갈수록 쇳소리도 가죽소리에 휩쓸려서 들려온다. 그 소리는 점점 더 빨리 휘몰아쳐 강하게 밀려온다. 그때의 내 느낌이 이 그림 같다. --------------------------------------- 이런 작품 중에서 일곱 번째 작품이다. 1994부터 3년 동안 상주-김천을 통근하던 바쁜 와중에 다급히 해치웠던 에스키스이다. 전시 준비 일정이 닥치면 미리 찍어 둔 작품 사진이 없어서 에스키스로 사진을 대신했었는데 나중에는 결국 그 에스키스 자체를 출품하기도 했었다.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6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풍물마당은 진풀이로 이루어진다. 대체로 첫째마당 둘째마당 셋째마당 등으로 이어지는데 그 진풀이 형태나 맺고 푸는 과정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세마당을 기본으로 하고나서 개인놀이로 이어진 다음 잡색놀음등 다양한 형태로 놀이마당을 이어가는 형식이 있는가 하면 진풀이를 쉬지않고 이어가면서 열두마당을 내리 몰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 작품은 태극진을 감았다 푸는 마당을 떠올리면서 그렸었다. 주변에 부적을 그려 넣은 것은 여전한데 색이 너무 강렬한 데다가 글자가 생각외로 커졌다. 화면에 비례를 맞추려 했다면 크기를 많이 줄였어야 했다. 부적이 너무 시끄럽다. 풍물판도 그렇다 어떨때는 풍물판이 거북하고 시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 이런 유형의 작..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3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풍물소리가 온 세상을 다 흔들어대는 것 같다. 다시에는 내 생활 자체가 풍물에 휩쓸려 다니는 처지였다고 할 수 있다. 온통 풍물에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그 가운데도 용케 이런 작품이나마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 이런 유형의 작품 중에 세 번째 작품이다. 1994부터 1996까지 3년 동안은 상주에서 김천으로 통근하면서 틈틈이 했던 에스키스였다. 전시일정이 다가오면 완성작품을 찍은 사진을 제출해야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사진이 없어서 이 에스키스로 대신했었다. 나중에는 아예 작품으로 출품하기도 했었다.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2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한지에 유리판화(모노타이프)를 찍어서 그 위에 형상을 그려 넣고 채색한 것이다. 삼태극에 빨강, 노랑, 파랑 계열의 회오리 모양이 흩어진 상태에서 가운데를 향하여 휘몰아가는 느낌을 연상하였다. ---------------------------------------- 이런 유형의 작품 중에 두 번째 작품이다. 1994부터 1996까지 3년 동안은 상주에서 김천으로 통근했었다. 아침 일찍 김천 가는 버스나 기차를 타려고 서둘러야 했었고 저녁에는 김천에서 막차를 타고 돌아오는 생활의 되풀이였다. 전시일정이 다가오면 완성작품을 찍은 사진을 제출해야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사진이 없어서 제출할 사진 대용으로 급히 만든 것이 이런 작품이다. 나중에는 아예 이것 자체를 작품으로 출품하기도 했었다.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풍물굿1ㅣ종이에 수채 18×9cm 1994 30대 중반 한창 바쁜 나이, 정신없이 살았던가 보다. 옛 자료를 뒤적거리며 정리하다 보니 비슷한 게 10장이다. 전시가 닥칠 때마다 제출할 완성작 사진이 없어서 사진을 대신하여 급히 만든 것이 이런 작품이다. 나중에는 아예 이것 자체를 작품으로 출품하기도 했었다. 당시에는 아침 7시 27분(내 기억엔 그렇다) 무궁화호 열차 타고 김천으로 출근했다가 퇴근 후에는 김천에서 막차시간( 버스)까지 어슬렁거리면서 술자리에 어울리다가 밤늦게 상주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풍물 연습을 했으니 작업할 겨를이 없을 만도 했다.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맴돌던 세월이었으니 작품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당시에 나온 팜플렛을 다시 사진 찍어서 이런 자료를 만들게 되었다. 운이 좋으면 어딘가에 .. 더보기
이승현 소리-춤ㅣ장지에 혼합재료 185×93 cm 1994 내 안에서 소리가 울린다. 커다랗게 뭉친 소리가 웅웅 울기도 하고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르다가 흐느적거리면서 흘러나온다. 나는 그 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마치 물 위를 미끄러지듯이 발걸음을 내딛고, 물고기가 헤엄을 치듯이 몸을 흐느적거리며, 수리가 날갯짓하듯이 팔을 휘적이면서 춤을 춘다. 혼자서 너울너울 춤을 춘다.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사물놀이 울림ㅣ스티로폼에 혼합재료 50×50 cm 1993 내가 처음 접한 사물놀이*가락에 대한 느낌은 현란함이었다. . 풍성하고도 다소 혼잡스럽기까지 한 풍물판과는 달리 꽉 짜인, 완성도 높은 이 무대예술은 관중이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자아내었다. 처음 구입한 사물놀이 CD 한 장을 듣기 위하여 플래이어도 샀다. 비디오 테이프, 카세트 테이프 등 구할 수 있는건 닥치는 대로 구하여 보고 들었다. 항상 TV 방송 편성정보를 미리 알아 두었다가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해서 틈이 나는대로 그것들을 틀어놓고 즐겼다. . 사물놀이 경우는 처음에 약간 거북하기도 했었다. 무대 위에서 네 사람이 앉아서 일치된 호흡으로 일사불란하게 가락을 몰아가는 흐름을 보았을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작위적이고 무엇인가 어색하다는 느낌. 그러나 자주 접하다 보니 나도 .. 더보기
이승현 풍물소리ㅣ스티로폼에 혼합재료 55×50cm 1993 나의 풍물이야기* 풍물에서 기본이 되는 기물(악기)은 꽹과리, 장구, 북, 징이다. 이것들을 쳐서 내는 가락들은 음악적인 요소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실제 풍물판에서는 음악을 넘어서는 엄청난 기운이 있다. 풍물계에서는 이 기운을 이름하여 신명이라고 한다. . 꽹과리, 징, 장구, 북, 태평소 여러 악기가 신명 나는 우리 가락을 울려대면 소고잽이들이 날렵하게 뛰어오르고 자반뒤집기를 하면서 채상놀이(상모)를 한다. 열두발 상모잽이가 나와서 갖은 재주를 뽐낸다. 잡색들이 탈을 쓰거나 기묘한 모습을 하고 나타나서 갖은 익살을 떤다. 그렇게 치배(악기를 치는 사람들, cast)와 뒷패(여흥을 돋구는 조력자, staff), 그리고 관중이 하나가 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까마득히 잊고 푹 빠져들게 된다. 그야말.. 더보기
이승현 소리- 굿은 미신이 아니라 문화이다ㅣ스티로폼에 혼합재료 73×69cm 1993 스티로폼에 소리울림의 느낌을 옮겨 작업했던 것이다. 스티로폼 위에 1차 작업을 하면서 바닥작업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그 위에 다시 착색하는 과정을 밟아 가는 데, 시간을 따져가면서 때 맞춰 작업해야 한다. 너무 일러도, 늦어도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 밑그림이나 연습 없이 순식간에 화면을 제압해야 한다. 아마 내가 한 작업 중에서 가장 설레면서 신이 났던 작업이었던 것 같다. . -------------------------------------------------------------- *굿 심방(무당)이 하는 이상한 짓으로만 알고 지내던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 간혹 이웃에서 굿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더러 있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름 끼치는, 거북하고도 위압적인 굉음에 질려 얼른 도.. 더보기
이승현 소리-묻그리하야ㅣ스티로폼 위에 혼합재료 90.9×72.7cm 1993 내가 갖고 있는 부적에 관한 참고자료, 서적들을 통틀어 다 뒤져 가며 부적을 이루는 요소들을 발췌하여 화면에 재배치하였다. 나는 작업을 일종의 발명이라고 늘 생각한다. 30대 중반의 나는 지금처럼 소리 작업에 푹 빠져, 어떤 형태와 색으로 소리를 나타낼 것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또 어떤 재료를 찾아서 새로운 기법을 만들 쓰면 더욱더 효과적으로 소리를 나타낼 수을 있을까 늘 궁리하였다. 마치 발명가처럼... 이 작품은 스티로폼에 작업하였다. 합성수지라서 거부감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겁도 없이 활용하였다. 지금은 거의 다 부서지고 사진만 남아있다.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한 것이다. 굳이 이런 방법을 택한 이유는 화면에서 반사되는 효과와 스티로폼을 녹이는 기법을 동시에 잘 적용하면 소리의 느낌을.. 더보기
이승현 소리-큰울림ㅣ캔버스에 혼합재료 53.0×45.5cm 1993 한 순간의 큰 느낌을 바로 그렸다. 완성시킬 의도도 없이 그냥 한 순간에 말이다. 원래 나는 이렇게 그리는 게 속 시원해서 좋다. 그러나 그런 순간은 좀처럼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쌓이고 또 쌓이고 그렇게 거듭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그런 날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ㅣ캔버스에 혼합재료 40.9×31.8cm 1992 .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규격이나 기법으로 보면 1992년 제일 먼저 했던 작업인 것 같다. 그때까지 계속 해오던 작업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텅 빈 공간에 새로운 형태가 느닷없이 나타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해서 결국은 '퇴적 침식' 작업을 시도했던 것 같다. 그 흔적이 바탕에 희미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이 즈음에 이 기법을 조금씩 시도했던 것 같다. 이 작업은 바탕에 색을 여러 겹 칠하고 나서 갈아주는 작업이다. . 그 위에 먹을 번지며 비벼대고, 색을 칠하면서 형상을 만들어 가는데 태극 문양의 흔적은 남아 있으면서도 조금씩 자유롭게 흩어지고 있다. 이제까지 작업에는 나름대로 일정한 규칙을 적용했었지만 이 작업에서는 그런 게 많이 사라졌다. 한결 편하고 가.. 더보기
이승현 소리-굿ㅣ광목에 혼합재료 180×130cm 1991 이 사진은 작품을 직접 촬영할 환경이 못 되어서 인쇄물을 다시 촬영한 것이다. . 소리의 느낌을 배경으로 그리고 그 위에 중악부(中岳符)를 베껴 그렸다. 제주시 무근성 고향집 옥상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고향에 갔다가 갑자기 작업하고 싶어서 옥상에 펼쳐놓고 했던 것이다. 넓은 옥상 바닥에 펼쳐놓고 물감을 흩뿌리고 빗자루로 쓸어내고 다시 화면을 갈아주고 다시 색칠하며 소리의 형상릏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부적을 베끼 그리는 식이다. 완성 후에는 육지로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운송하기 좋도록 조립식으로 제작하였다. 스티로폼 4조각 위에 광목으로 배접하여 종이를 두번 접듯이 작품을 두번 접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사진은 펼친 상태로 찍은 것이지만 두번 접어서 묶으면 1/4 크기의 가방으로 부피를 줄이게 된다. ... 더보기
이승현 소리-울림-묻그리하야3ㅣ종이에 혼합재료 42×35 cm 1991 부적을 작품에 베껴 옮김 -백사대길부(百事大吉符) 2점 --------------------------------------------------------------------- 묻그리하야 - '묻다', '글 하다'로 이루어진 조어.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는 소리 속에는 항상 물음과 답이 있을 것이라는 직장 웃어른(국문과출신)의 조언을 참고하였다. '무꾸리'는 길흉을 알아보는 일이다. '묻는+거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에 착안하여 '묻다+글하다'를 바탕으로 하여 '묻그리하다'를 기본틀로 하면 어떻겠는냐는 그 어른의 조언을 받아들여 '묻그리하야'로 정하였다. 인쇄물에는 묻그리ㅎ.야('하'를 ㅎ밑에 아래아)로 표기했다.. --------------------------------------------.. 더보기
이승현 기-통일을 꿈꾸며2ㅣ종이에 수채 60×40cm 1990 중앙에 삼태극을 기본으로 하여 기의 가장자리에 동청룡, 서백호, 북현무, 남주작 네 방위색을 선으로 그었다. 보는 입장에서 방위를 정한다면 파랑이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기가 주인공이므로 기를 중심으로 네 방위색을 배치하였다. 만약에 지금 다시 작품화시킨다면 네 방위는 나를 기준으로 하여 좌우 색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바닥에 여러 색으로 겹칠 한 후 다시 갈아내는 기법으로 효과를 내어 화면에 깊은 맛을 낼 것이고 삼태극도 좀 더 변형하여 자유로운 형태로 그릴 것이다. 하지만 당시는 그런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삼태극을 응용한다는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그리고 먼저 소개한 '기- 통일을 꿈꾸며-I' 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굳이 오각형을 넣은 건 내가 생각해도 억지였던 것 같다. (오각형 속에 들어.. 더보기
이승현 소리-울림ㅣ캔버스에 혼합재료 530×455cm 캔버스에 혼합재료 1990 인쇄 잉크를 구해서 유리판화를 얇은 한지에 여러 장 찍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캔버스에 붙였다. 종이 규격이 10호 캔버스와 비슷해서 적당히 맞춰 붙일 수 있었다. 잉크로 찍은 형태를 바탕으로 해서 그 위에 한국화 물감으로 채색하였다. 수묵화에서 먹이 할 일을 인쇄잉크가 대신 한 샘이다. 젊을 때 한동안 이 작업에 재미를 붙여했었지만 완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미뤄 둔 것들이다. 요즘 옛 자료를 뒤지다 보니 저기서 튀어나온다. 청년기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보낸 숙제거리다. . . . . . . . . . 더보기
이승현 소리-2ㅣ캔버스에 혼합재료 53.0×45.5cm 1989년에 작업했던 것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앞의 것(소리-1)과 마찬가지로 소리의 느낌을 새로운 형태와 색으로 나타내려고 애쓴 것이다. 다만 앞의 것과 다른 점을 굳이 따지자면 앞의 것은 그래도 제법 고운 소리를 그리고자 한 것이라면 이 작품에서는 그다지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와 닿는 그런 소리를 그리고자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잘 다듬어진 소리와 걸쭉 하고 거친 소리의 차이를 나타내고자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당시 왕산공원 근처에 서루 화랑이 있었는데 그때 있었던 상주미협전시에 출품했던 2작품 중 하나이다. . . . . . . . .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