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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휫솔

이승현 한글그림 산 재와줍서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9 이상하게도 이 그림은 제작과정이 순조로웠는데 완성하고 나서도 마음이 놓였다. 이런 작품이라면 남의 손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마음이 놓일 것 같다. 남에게 보내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은 작품들이 꽤 된다. 그런 작품들은 두고두고 내가 품고 있어야 한다. 나는 그 그림들을 그림 공부의 밑천으로 삼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 앞서 해놓은 어설픈 작업들은 이제 와서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주고 있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산 웡이자랑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9 2018년 상주에서 첫 발을 내딛으며 시작된 개인전은 그해 가을 서울에서 마쳤고 그 작품들을 제주로 옮겨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네번의 순회전을 마쳤는데 상주와 서울 전시까지 합치면 6번 전시를 했던 셈이다. 제주에서 첫 전시를 해 본 결과 운송과정에서 작품에 아무런 피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판지를 만드는 요령도 생겼기 때문에 2019년 9월 두 번째 전시에서는 6점을 추가하였다. 한지를 이용해서 만든 큰 판지는 작은 판지보다 훨씬 손이 덜 가서 만들기도 쉬웠고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겼던 까다로운 문제들도 사라졌다. 이 작품은 그때 추가하였던 것들 중 하나이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32 꼿밧듸강ㅣ판지에 아크릴물감 80×160cmㅣ2018 웡이자랑 웡이자랑 꼿밧듸강 눅졍으네(꽃밭에가서 눕혀줘서)꼿닙으로 더꺼주곡(꽃잎으로 덮어주고) 웡이자랑 웡이자랑 내용은 아주 고운 자장가이지만 글꼴은 아주 무뚝뚝하고 색도 침침하다. 색감은 처음 겹칠을 할 때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뿌옇게 나왔다. 겹칠 하고 갈아주는 가운데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이 항상 나를 괴롭힌다. 새로운 기법은 매번 새로운 숙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게 밀리는 숙제들이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고 자꾸만 쌓여가고 있긴 하지만 그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어떤 색들을 어떤 순서로 칠하는 조합인가에 따라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는 꼽을 수 없을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저 그 결과를 충분히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젠 그런 기법을 이용해서 웡이자랑을 한글그림에 담으려 시도했..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16 어진아기ㅣ판지에 아크릴물감 80×80cmㅣ2018 전체적으로 일정한 흐름이 나타나게 하려고 글꼴에 변형을 가하며 이어 붙였다. 웡이자랑 웡이자랑 우리아기 어진아기 나는 제주 자장가의 사설 속에 담겨있는 말들 중에서 에서 제주인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한동안 보물 찾기라도 하듯이 자료들을 뒤졌었다. 그것도 다른 지역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럴싸하고 멋들어진 제주어라면 더욱 좋겠다는 기대도 한껏 품은 채 말이다. 모든 자료들을 뒤지다 찾아낸 보물은 ‘어진’이었다. 드문드문 나오는 ‘어진 할망’, ‘어진 ᄌᆞ손’, ‘어지신 할마님’ 등에서 나는 간절한 소망을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제주에서 사람 됨됨을 가장 의미 있게 담아내었던 말은 바로 이 ‘어진‘이 아니었을까 하는 데 까지 생각이 이르게 되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내가 어릴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8-1 웡이자랑1 산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84cmㅣ2018 한라산의 모습과 함께 한글그림을 같이 그려 넣었다. 한라산 바로 아래쪽에 ‘우리아기’가 있고 그 아래에는 ‘재와줍서’가 있다. . 나는 제주를 떠나 육지에서 더 많은 세월을 살아왔는데 그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라산을 그리워하고 그 숨결을 느끼며 살아왔던 것 같다. 어쩌면 무의식 중에도 늘 한라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마음속에 품어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 내 작품들 속에서는 한라산의 겉모습이 드러난 적이 별로 없다. 한라산을 그린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숙제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누가 한라산을 그린다고 하여도 나 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내가 감히 한라산을 그릴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늘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내가 늘 품고 사는 그 한라산의 숨결만..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10 왕이자랑 세로ㅣ판지에 아크릴물감 82×21cmㅣ2018 일반적인 규격 작품을 걸기에는 어색한 좁은 공간에 딱 어울릴 만한 작품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이것도 앞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웡이자랑이 아니고 왕이자랑이다. . [제주어] 해마다 명절 때 고향에 가면 늘 느끼는 것이 있다. 제주어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표준말을 섞어 쓰기 때문에 내가 듣기에는 거의 제주어 같지가 않다. 이젠 나이 지긋한 어른들도 갈수록 표준어를 많이 쓰고 있다. 어쩌다가 가게나 택시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나는 스스럼없이 기억에 남아있는 제주어를 쓰게 되는데 그러면 토박이들 조차도 오히려 내가 쓰는 말을 듣고 어색해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나에게 요즘은 잘 쓰지 않는 옛날 말을 쓰는 걸 보니 혹시 어디 산속에서 박혀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9 왕이자랑 가로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82cmㅣ2018 [웡이자랑, 왕이자랑] 요즘 자료에는 웡이자랑이라고 주로 기록되어 있지만 내가 어렸을 때 들은 할머니의 자장가에서는 왕이자랑과 웡이자랑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하게 들렸던 것 같다. 자료에도 가끔은 왕이자랑이라고 기록된 부분도 찾을 수 있다. 아마도 입을 어떻게 벌려 발음하느냐에 따라 그 소리가 ‘웡이’와 ‘왕이’로 조금씩 섞여서 들렸던 것 같다. [규격] 작품의 규격을 특이하게 해서 그려보는 것도 그림 공부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도해 봤던 작품이다. 흔히 쓰던 규격을 깨 버리고 변형시켜서 작업하면 공간 훈련이 조금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8 자랑자랑 춤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자랑자랑’ 굳이 풀어서 옮기자면 아마 ‘잘 자라 잘 자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 어떨때는 화가 나서 아기구덕을 거칠게 흔들어대는 손길 때문에 정신없이 흔들리며 놀라움을 느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흔드는 모습을 제주어로 표현하자면 ‘흥글착 흥글착’ 아마 그럴 것 같다. . 2018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었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도 기록적인 폭염, 열대야에 대해서 연일 보도할 정도였다. 그 여름에는 이미 계획된 개인전도 있었지만 뜻하지 않게 단체전 출품 약속이 잡히기도 해서 제법 많은 작품을 준비해야 했었다. 그 폭염 속에서 나는 감 그림과 웡이자랑, 아리랑, 소리 등을 주제로 하여 닥치는 대로 그려댔다. 그해에 제작한 작품들을 지금 와서 헤아려 보니 50점이 넘는다. 이건 아직 깨어지지 않..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7 재와줍서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 아래 글 몇 줄은 재와줍서 작업을 하며 떠오른 느낌을 끄적거려본 것이다. 재와 줍서(재워 주세요) 할머니는 구성지게 웡이자랑 부르시며 아기구덕 흔드시고 흔들흔들 웡이자랑 기분좋은 재와줍서 재와줍서 흔들흔들 모든것은 희미해져 할머니의 웡이자랑 재와줍서 흔들흔들 . . 나는 이때 작업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제주의 민요와 관련된 자료집들을 전부 꺼내어 뒤졌다. 작업실과 서재에 흩어져있는 것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놓고 하나하나 뒤져가면서 내가 원하는 부분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제주의 민요 전체를 조사하다 보니 작업의 방향이 애매해졌다. 자칫 잘못하면 갈팡질팡 헤맬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자장가 웡이자랑 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였다. (제주어 전반에 걸친 것을 한 번에 다루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차차 주제별..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6 마음의색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미음’과 ‘이응’ 제각각 색이 다른 판지 여러 개에다가 ‘마음’ 두 글자의 ‘ㅁ’과 ‘ㅇ’을 그려 넣었다. 그중에서 색이 어울린다 싶은 네 개를 골라 큰 판넬에 붙여서 완성한 것이다. 웡이자랑 연작을 하면서도 늘 마음 한 구석을 떠나지 않던 작업, 단 한 점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기어이 마무리했던 작품이다. 이런 작업은 이것이 딱 하나뿐인데 앞으로 차차 더 그릴 생각이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5 웡이자랑1 우주도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도구] 작업을 마음 놓고 하기 위해서는 좋은 도구가 가장 필요하다. 원하는 효과를 잘 내기 위해서는 재료와 모양이 알맞아야 한다. 나는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틈틈이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서 써 오고 있는데 그렇게 계속해서 만들다 보니 제법 격을 갖춘 도구들이 모이고 있다. 앞으로도 필요하면 수시로 만들어 쓸 생각이다. 그렇게 해서 재미있는 도구들이 많이 모이면 언젠가는 도구들을 이용해서 설치 작업을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것이 또 다른 나의 작품세계가 될지도 모르겠고... 나의 이런 작업에 대해서 궁금해하던 어떤 이는 내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더니 미니 전동드릴로 섬세한 부분을 쉽게 작업하면 어떻겠느냐고 권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작업의 특수한 상황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드..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3 웡이자랑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 cmㅣ2018 작품들마다 ‘웡이자랑’ 네 글자만을 넣더라도 제각각 바탕색과 글꼴에 변화를 많이 주어서 작품마다 고유한 느낌이 나도록 만들려고 애를 썼었다. 이것도 그렇게 만든 작품들 중 하나인데 네 글자를 화면에 꽉 차도록 배치하면서 가운데에 위치하는 요소들 만을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하였다. . [작품포장, 운송, 설치] 다섯 번째 개인전을 제주에서 열기로 하고 제일 먼저 고심했던 것은 작품 운송 문제였다. 상주에서 제주까지, 장거리 운송에서 일반 화물과 마찬가지로 마구 다루어도 파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제일 쉬운 방법은 두루마리 형식이다. 한창 때는 두루마리 형식을 즐겨 썼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쉽게 해결한 적도 많았었다. 하지만 이때 만들었던 그림들은 매우 두껍기 때문에 두루마리..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3 웡이자랑1 바당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글꼴이 흐트러지면서 그림 속에 숨어들게 만드는 것이 내 의도인데 2018년 작품들은 그런 단계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이 그림은 아직 글꼴이 온전하게 남아있는 단계이다. . [재료] 작품을 상주에서 제주까지 보내려면 어쩔 수 없이 택배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가고 오는 동안 파손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웬만한 충격에는 파손되지 않을 단단한 재료를 써야 한다. 궁리 끝에 폐지를 수없이 붙여서 판지를 만들어 쓰기로 했다. 규격이 크면 마른 후에 뒤틀림이 심하게 생기기 때문에 구하기 쉽고 다루기도 편한 A4용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A4용지 21cm 정방형으로 잘라서 20겹을 붙이니 다루기에 좋은 판지가 만들어졌다. 기왕이면 만드는 김에 두고두고 쓸 만큼 만들어두자 싶어서 집안 구석구석에 처..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2 웡이자랑 고체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이번에는 모음의 점획을 붙여서 나타내었다. 물감칠 하는 과정이 앞 작품과 같기 때문에 글자와 바탕색도 거의 같다. [한글서체] 나는 제법 오래전부터 한글 서체와 관련된 서적과 자료들을 사 모으면서 다양한 글꼴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따라 그리기도 계속해 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글서예대자전(김용귀 엮음, 도서출판다운샘)은 내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판본체를 비롯한 다양한 고전 서체들이 실려 있다. 그 서체들 속에 숨겨진 특징을 찾아내고는 다시 그것을 응용해서 작품에 그려 넣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많은 글귀를 다루기에는 역부족이라서 아리랑, 웡이자랑 등 몇 글귀만 대상으로 삼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 오고 있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1 웡이자랑 고체점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판본체의 글꼴을 생각하며 그렸는데 모음의 점획은 떼어서 점으로 나타내었다. . [기법] 판지에 아크릴 물감을 물에 아주 묽게 개어서 여러 색을 순서대로 겹칠을 반복한 후 그것을 갈아내면서 글꼴을 만들어낸 것이다. 한번 칠할 때의 물감은 일반 페인트칠 보다 더 묽게 칠하기 때문에 그 두께는 아주 얇다. 하지만 색의 수가 4~5색 정도 되고 그 칠하는 횟수가 20여회가 되기 때문에 다 칠하고 나면 100겹(layer) 가까이 된다. 아주 묽게 개어서 칠하였지만 그래도 제법 두께가 생긴다. 글꼴은 그 물감의 두께가 연마작업에 의해서 깍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2-3 작은 웡이자랑 빛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6×26cmㅣ2018 이 그림은 바탕에 어두운 부분에서부터 밝은 부분까지의 단계를 깔아주면서 웡이자랑 네 글자가 희미하게 보이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글꼴이 너무 틀에 박힌 글씨여서 재미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글꼴에 변화를 많이 주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을 비롯한 대부분 작품들은 ‘웡이자랑’ 네 글자가 대부분이다. 다른 사설을 덧붙인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몇 구절에 지나지 않는다. 한정된 글귀를 가지고라도 다양한 글꼴을 만들어서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 해야 할 일이다. 기왕이면 내용도 좋고, 글자 모양도 멋있는 글자가 얻어걸리면 좋겠지만 그런 글귀를 만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 지금 올리고 있는 작품들은 2019년에 #갤러리둘하나(제주시 이도1동주민센터에서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2-2 웡이자랑 따뜻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6×26cmㅣ2018 하다 보니 글꼴이 화면을 꽉 채워버렸다.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여백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늘 든다. . 20 색상환의 색을 바탕색으로 해서 20점 연작을 하겠다고 시작한 두 번째 작품인데 어제 올린 단잠에 이 첫 번째 작품이다. 이 두 점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또 했는지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항상 이게 문제다. 뭔가 떠오르면 바로 일을 벌이면서 앞서 하던 작업은 언젠가는 다시 하면 되겠지 하고 숙제로 미뤄버리는 나쁜 습관이 있다. 그렇게 밀린 숙제들이 꾸역꾸역 쌓이고 있다. 올겨울에는 새 작업은 하지 말고 밀린 숙제나 좀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2-1 단잠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6×26cmㅣ2018 ‘ᄃᆞᆫᄌᆞᆷ 재와줍서’ 이 그림은 ‘아기가 잠을 아주 달게 잘 수 있도록 재워주십사’라고 하는 제주도 자장가 웡이자랑 사설 중의 일부 ‘단잠(sweet sleep)’을 그린 것이다. 제주에서는 단잠을 ‘ᄃᆞᆫᄌᆞᆷ’으로 발음한다. . 2019년 1월 제주에서 작품전을 할 때에 관람하던 어린 학생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돈 좀 달라는 얘기인가?’라고 하며 웃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아마 요즘 제주의 젊은 층에서는 어른들의 ‘아래아’ 발음을 따라 하지 못하고 ‘오’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요즘 제주어의 아래아가 자주 왜곡되게 발음되고 표기되는 경우가 많은 데 ‘ㅇ..망지다’, ‘ᄀᆞᇀ이’, ‘ᄆᆞᆯ’, ‘ᄆᆞᆷ국’ 따위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ㅇ..망지다’(야무..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1-4 웡이자랑 잘도잔다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담다. ‘잘도 자는’ 모습을 그렸다기보다는 웡이자랑에 대한 나의 생각, 즉 내가 늘 품고 있는 자장가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잘’의 받침 ‘ㄹ’, ‘도’의 첫 음 ‘ㄷ’, ‘잔’의 ‘자’, ‘다’의 ‘ㄷ’을 화면 가운데에 따로 모았다. 획을 굵게 해 주고 색도 환한 느낌이 들도록 노랑을 입혔다. 그 모양을 예스러운 문자(이를테면 한자의 전서체)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화면 한가운데 배치하여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내 ‘웡이자랑’은 늘 이렇게 마음속에 깊이 잡고 있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1-3 웡이자랑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웡’의 첫 ‘ㅇ’을 화면 위쪽 가운데에 커다랗게 배치하여 시선을 끌도록 하였다. 그 위에 화면 꽉 차게 ‘이’가 있고 화면 아랫부분에 ‘자랑’이 있다. . 지금 기억해 보니 내가 어려서 웡이자랑을 들었을 때 가장 강하게 나를 사로잡은 것은 첫 부분인인 ‘웡이’였던 것 같다. 노래란 것이 원래 그렇겠지만 지금도 ‘웡이’ 부분만 떠올리면 저절로 자장가 선율과 함께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의 흔적들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아마도 그 느낌이 머릿속을 뱅뱅 맴돌 때 이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한글아리랑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한글’과 ‘아리랑’ 다섯 글자가 어떤 것은 뚜렷하게 어떤 것은 희미하게 숨어있다. 2014년에 거의 똑같은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 데 조금 더 빛깔이 뚜렷하고 밝게 보이도록 다시 그렸던 것이다. 한눈에 보아도 그전 그림보다는 생생하고 힘차 보인다. . 예전에 그렸던 그림을 보면 아쉬운 게 많아서 다시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작은 그림으로라도 다시 그려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이응-소리나는 물건ㅣ판넬 혼합재료 33×30cmㅣ2018 나는 이응이 우리 소리 중에서 울림이 가장 좋은 자음이라고 생각해오고 있다. 그래서 판넬 가운데에다가 이응 모양을 그려놓고 그 위에 내가 만든 막피리*를 걸어 놓았다. . *막피리(내가 지은 이름이다) 내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몇 가지 꿈 중 하나는 피리 하나라도 직접 만들어서 불어 보는 것이었다. 내 나이 쉰대여섯 쯤 되었을 때 아이리쉬 휘슬을 본떠서 나에게 맞는 막피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나는 코에 문제가 많아서 콧구멍이 자주 막히기 때문에 숨쉬기 거북할 때가 많다. (그런데도 어쩌다가 가끔 뚫릴 때면 나는 개코처럼 냄새를 아주 잘 맡게 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입으로 부는 연장을 다루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다가 알게 된 아이리쉬 휘슬이란 것이 있었는데 ..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3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이것도 마찬가지로 꽃감이다, 감으로 꽃 모양을 만든 것이다. 곶감이 매우 고와서 꽃감이라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래서 곶감을 생각하면서 꽃을 만들어 본 것이다. 감 모양은 다른 작품과 모양은 같다. 감꼭지 모양을 살짝 다르게 그렸을 뿐이다. 바탕색은 노랑과 거리가 가까운 색들로 덧바르기 해 준 것이다. 바탕을 열십자 모양으로 갈아주었는데 끝을 뾰족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느낌이 야릇한 게 앞의 것과는 또 다르다. . 두 번째 그림은 포토샵으로 밝은 그림을 하나 더 만들어가지고 사이사이 끼워 넣어 번갈아가면서 이어 붙인 것이다. 이런 놀이는 늘 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냥 흘려버리다가 이번에 장난 삼아서 한 번 해봤다. 이번 감 그림들은 이런 장난을 하면서 놀거리가 제법 있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2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마찬가지로 꽃감, 꽃을 감으로 만든 것이다. 감꽃도 아니고 곶감도 아닌 바로 꽃감이다. 감을 모아서 꽃 모양을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 왔기 때문에 마음먹고 여러 점을 그렸었는데 그중 두 번째이다. . 바탕에는 감이 익어갈 때의 색들을 덧발라주고 나서 갈아주기를 하였다. 감 모양은 바탕색과 가장 거리가 먼 파랑을 살짝 칙칙하게 만들어서 그려주었다. 이번에도 그림본을 대고 연필로 그린 뒤에 다시 붓으로 그린 것이다. .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1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감꽃도 아니고 곶감도 아닌 바로 꽃감이다. 감을 모아서 꽃 모양을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 왔기 때문에 마음먹고 여러 점을 그렸었는데 그중 첫 번째이다. . 바탕은 늘 그렇듯 바닥에 여러 색을 이어서 덧바르고 난 뒤 갈아주기를 하였다. 풋감에서 느낄 수 있는 녹색과 노랑이 조금 섞인 풀색을 많이 썼고 사이사이에 파랑, 청록 따위도 끼워 넣었다. 나는 늘 녹색 다루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정말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색들을 고르고 또 골라서 썼다. 감 모양은 남색과 파랑 따위를 마구 섞어서 만든 물감으로 그려주었다. 이번에도 그림본을 대고 연필로 그린 뒤에 다시 붓으로 그린 것이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더보기
이승현 감 꽃5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42cmㅣ2018 가운데 바른네모꼴에는 감꽃과는 아주 거리가 먼 색들로 바탕을 만들고 바탕이 밝은 곳에는 어두운 색을, 어두운 곳에는 밝은 색을 써서 감꽃 모양을 그려 넣었다. 양쪽 옆에는 희미한 노랑으로 무늬를 넣고 날개를 달 듯이 꾸며주었다. .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4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감꽃에서는 볼 수 없는 색들을 써서 색다른 맛이 나도록 하였다. 가운데에 크게 있는 것은 감꽃이고 네 귀퉁이에 있는 것은 어린 감 모양이다. .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3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앞의 그림처럼 미리 만들어 둔 그림본을 대고 그린 것이다. 바탕 덧바르기를 할 때에는 옅은 노랑과 옅은 ‘자주’를 써 주었기 때문에 갈아주고 난 뒤에는 또 다른 빛깔이 나왔다. 그 위에 바탕색과는 거리가 먼 남색 빛이 도는 어두운 색으로 감꽃 모양을 그려서 한눈에 볼 때, 앞 그림과는 전혀 다른 빛깔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2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나는 봄이 될 때마다 감꽃의 모양을 꼼꼼히 살펴보고 외워두는 편이다. 2018년 봄에는 그렇게 외워 둔 모양들을 쉽게 여러 장 그릴 수 있도록 그림본*을 만들어서 썼었다. 물감을 덧바르고 갈아 준 바탕을 쓰는 것은 예전과 같지만 그 위에 그림본을 대고 감모양을 그리는 것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었다. 일머리가 조금 바뀌게 된 것이다. . *그림본-종이에 붓으로 모양을 그린 뒤, 붓 자국을 칼로 오려내어 만든 본이다. 종이나 캔버스에 그 그림본을 대고 오려낸 틈을 따라 연필이나 붓으로 그릴 수 있다. 판화와 비슷한 것 같지만 그것을 찍어내지 않고 오려낸 틈을 따라 그려서 금을 그어주는 것이 다르다. 연필로 금을 그어주고 나서 그 위에 붓으로 조금씩 다른 맛을 내면서 그려 줄 수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붓.. 더보기
이승현 감 꽃1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어린 감으로 꽃 모양 만들기. 물감 덧바르고 갈아주기를 한 바탕 위에 가는 붓으로 어린감 모양을 가운데는 크게, 둘레에는 작게 그려 넣어 꾸미기를 하였다. 캔버스를 쓰지 않고 종이를 스무 겹 정도 붙여 종이판을 만들어 그림틀로 썼었다. 써보니 두께가 제법 두꺼운 데다가 매우 단단해서 캔버스나 나무판 보다 훨씬 쓰임새가 좋았다. 2018년에 같은 크기로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쓸 만큼 쓰고도 남은 게 더러 있다. 앞으로도 틈틈이 꺼내 쓸 생각이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