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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 한글그림8-1 웡이자랑1 산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84cmㅣ2018

이승현 한글그림8-1 웡이자랑1 산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84cmㅣ2018

 

 

한라산의 모습과 함께 한글그림을 같이 그려 넣었다. 한라산 바로 아래쪽에 우리아기가 있고 그 아래에는 재와줍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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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를 떠나 육지에서 더 많은 세월을 살아왔는데 그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라산을 그리워하고 그 숨결을 느끼며 살아왔던 것 같다. 어쩌면 무의식 중에도 늘 한라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마음속에 품어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 내 작품들 속에서는 한라산의 겉모습이 드러난 적이 별로 없다. 한라산을 그린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숙제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누가 한라산을 그린다고 하여도 나 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내가 감히 한라산을 그릴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늘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내가 늘 품고 사는 그 한라산의 숨결만큼은 가끔 내 그림의 색채나 선 속에 간혹 숨어 들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때(2018 개인전 준비)부터는 조금씩 달라져서 별다른 거부감 없이 한라산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