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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 한글그림2-1 단잠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6×26cmㅣ2018

이승현 한글그림2-1 단잠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6×26cmㅣ2018

 

 

 

ᄃᆞᆫᄌᆞᆷ 재와줍서

이 그림은 아기가 잠을 아주 달게 잘 수 있도록 재워주십사라고 하는 제주도 자장가 웡이자랑 사설 중의 일부 단잠(sweet sleep)’을 그린 것이다. 제주에서는 단잠을 ᄃᆞᆫᄌᆞᆷ으로 발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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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월 제주에서 작품전을 할 때에 관람하던 어린 학생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돈 좀 달라는 얘기인가?’라고 하며 웃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아마 요즘 제주의 젊은 층에서는 어른들의 아래아발음을 따라 하지 못하고 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요즘 제주어의 아래아가 자주 왜곡되게 발음되고 표기되는 경우가 많은 데 ..망지다’, ‘ᄀᆞᇀ이’, ‘ᄆᆞᆯ’, ‘ᄆᆞᆷ국따위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망지다’(야무지다)는 아래아 복모음이라서 발음이 어려워 그런지는 몰라도 요망지다라고 쓰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언론에서조차도 잘못된 표기를 걸러내지 않고 마구 쓴 예를 본 적이 있다. 이런 것을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외지인이 접하였을 경우 자칫 잘못하면 요망스럽다로 오인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제주를 찾는 외지인들 중에서는 그런 발음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억측을 동원하여 왜곡되게 해석하고 나름대로 정보를 가공, 재생산해서 스스럼없이 육지의 주변인들에게 그럴싸하게 설명하는 이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ᄆᆞᆷ국몸국이라고 발음하며 왜곡된 정보를 만들어 낸 경우이다. 어떤 이는 그 해초(ᄆᆞᆷ, , 모자반)가 우리의 몸에 아주 좋기 때문에 몸국이라고 붙이게 되었다는 어이없는 설명을 그럴싸하게 갖다 붙이는 경우를 본 적도 있다. 이것은 그냥 웃고 지나칠 일이 아닌 것 같다.

이런 일들은 그냥 한 두 번으로 그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런 일들은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페이스북 친구 중에 #고용완 작가가 제주어 그림으로 소중한 기록을 만들고 있음을 보며 늘 감탄을 하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아래아 제주어 작업을 틈틈이 해 오고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아래아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이상하게 변해버린 말들만 제주어의 자리를 차지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