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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그림

이승현 한글그림 백치아다다 05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얼핏 ‘백치 아다다’가 떠올랐다. 하던 작업을 멈추고 얼른 이것부터 그리기로 했다. 계용묵(하태영)의 작품 제목이다. 읽은 지 하도 오래돼서 까마득하지만 어렴풋이 기억을 더듬어보고 검색도 해 가면서 닥치는 대로 그렸다. 늘 그렇듯 너무 다급하게 그린 거라서 날림으로 그린 티가 심하게 난다. 이젠 완성도 같은 건 아예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태로 한참을 두었다가 언젠가 꺼내보게 되면 결국 이곳저곳 손을 대게 될 텐데 그러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그러니 일단은 사진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겨두는 게 필요하다. 나중에 비교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이승현 한글그림 백치아다다 05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문자추상3(글꼴그림) 05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올해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문자추상 그 세 번째 결과물이다. 문자추상 작업은 그전에도 여러 번 시도는 했었지만 하다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었는데 올해 초부터는 내 작업의 한 갈래로 분명하게 정해놓고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예 전용 원고지를 만들어 놓고 그 어떤 모양이건 머리에 떠오를 때마다 일일이 기록하기 시작하였는데 이젠 그 원고가 제법 모이기 시작하였다. 앞으로는 그것들을 가지고 적절한 방법을 적용해서 그림으로 만들어내면 된다. 식재료는 많이 모아 놓은 셈인데 문제는 그것들을 가지고 결과물인 요리를 얼마나 잘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이다. . 현 문자추상3(글꼴그림) 05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산들 056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산’은 산처럼 보이게, ‘들’은 들판처럼 드넓게 펼쳐 보이게 그렸다. ‘ㅅ’과 ‘ㅏ’ 모음이 이어지면서 산 모양을 이루고 ‘ㄴ’은 ‘사’ 바로 아래에 길게 누워있다. 그 아래를 꽉 채운 것이 ‘들’이다. ‘ㄷ’을 'ㄴ' 바로 밑에 올려붙였고 'ㅡ'와 'ㄹ'은 이어 붙여, 좌우로 휘저으며 그려서 원근감이 나타나도록 하였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물소리 055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운이 좋다는 걸 느낄 때가 가끔 있다. 바로 이런 경우인데 얼핏 떠오른 느낌을 한 순간에 쉽게 빨리 그렸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오름8 054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8번째 오름 작업이다. 이제까지 해 온 모든 작품들을 통틀어 뒤져봐도 ‘오름’은 8점이 전부이다. 이 그림은 6번과 거의 비슷하긴 한데 6번은 ‘오’와 ‘름’이 왼쪽으로 쏠려 자리하고 있는 데 반해 여기서는 ‘오름’이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약간의 변화에도 느낌이 크게 달라 보인다. 내 느낌에는 그렇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집콕 053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집콕 생활’은 코로나 때문에 하게 된 것인데도 정작 코로나에 대해서 작업해 둔 것은 고작해야 작년 12월에 그린 것 하나(씁쓸한 산아리랑) 뿐이다. 집콕을 거의 12개월 가까이해 오는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19 감염증에 대하여 작품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었던 것 같은데 계속해서 뭉기적거리며 미뤄두다가 그냥 잊어버렸던 것 같다. 언젠가는 할 것이니 서두를 게 없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다른 주제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밀려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 만 1년이 다 되어가니 이번만큼은 그냥 넘겨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후다닥 그렸다. ------------------- 리얼리티 외관의 모사 의식의 흐름 코로나 마스크 손씻기 방역 집콕 집합금지 2.5단계 2단계 완.. 더보기
이승현 문자추상2 052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이 세상에 있을 듯도 한, 그러나 없는 그런 글꼴, 얼마 전에 그런 글꼴들을 100개가량 만들어 두었었다. 그중에서 구성요소(한자로 치면 부수에 해당)들을 다시 모아서 새 글꼴을 만들면서 화면에 배치하였다. 또 장난 삼아 한글을 살짝 비틀어 넣거나 숫자, 부호 따위를 무의미하게 숨겨놓기도 하였다. 어떤 글꼴을 골라서 어떻게 배치하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즉흥에 의존한다. 그래서 작업을 할 때의 마음가짐이나 집중력에 따라 그림의 짜임이나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림마다 그 느낌들이 서로 많이 다르다. 이런 작업을 할 때는 유난히 더 즐겁다. 아마도 세상에 없는 온전한 나만의 글자를 가지고 나 혼자만이 꾸미기 때문에 느끼는 희열이 매우 커서 그런 것 같다. . 이승현 문자추상2 052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홍시 051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내가 만든 글귀 ‘홍시’를 그림으로도 그렸다. 화면 한 복판 약간 위쪽으로 치우치게 ‘홍’이 있고 그 바로 오른쪽으로 길게 뻗은 ‘ㅅ’이 있고 그 오른쪽에 ‘ㅣ’ 모음이 있다. ‘홍’ 자는 홍시 두 개로, ‘시’ 자는 감나무 가지를 생각하며 그렸다. . 까치밥/이승현 새들도 남겨 둔 겨울꽃 아직도 피어 있네 홍시 . 요즘은 떠오르는 대로 마구잡이로 계속해서 그리고 있다. 예전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작업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노동 강도가 센 작업들이 헛수고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땐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알맞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 예전에 그런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떠오르는 것들이 많았었는데 그것들이 지금 다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은 지금 하는 작업 대부분이 그런 것들이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봄볕 050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화면에 이리저리에 흩어져 있는 단어들을 모으면 ‘참 좋은 봄볕처럼 따스하다’가 된다. . . 이승현 한글그림 봄볕 050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좋은뜻 049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화면 가운데에 ‘뜻’의 옛글이 있고 그 양쪽 옆에 ‘됴ㅎ.ㄴ’(좋은의 옛글)이 있다. 화면 위와 아래에 작게 숨어있는 글들까지 포함해서 글귀를 완성하면 ’참 좋은 뜻 사랑함‘이 된다. .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좋은뜻 049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글꼴그림(문자추상) 04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새롭게 떠오르는 구상들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그에 알맞은 기법과 형식을 맞춰서 써 줘야 한다. 오래전부터 늘 구상해오던 문자추상을 어떤 식으로 나타내 보일 것인가를 궁리하면서 시도하였던 것들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이런 방법에도 한계가 있지만 어떨 때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딱 맞아떨어지는 새로운 기법을 발견해 내게 되기도 한다. 작품은 변변찮아도 좋다. 발견하고 스스로 터득하는 재미, 이거 하나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선물이다. . 이승현 글꼴그림(문자추상) 04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물길 04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같은 글꼴을 두 가지 방법으로 다 그려보고 싶어서 전에 올렸던 물길과 이것을 같이 시작했었는데 이게 조금 늦어졌다. 둘이 서로 다른 점은 받침 ‘ㄹ’의 흐름이다. 앞서 올렸던 것에서는 ‘길’의 ‘ㄹ’이 오른쪽에 살짝 공간을 틔우면서 맨 아래획이 바짝 위로 치켜 올라갔는데 이것은 가운데에 자리 잡으면서 맨 아래획도 아래로 쳐졌다. 이것보다는 앞의 것이 훨씬 더 변화가 있고 생기가 돈다. 내 느낌에는 그렇다. . 이승현 한글그림 물길 04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아리랑 046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화면 위쪽에 ‘아’가 떠 있고 ‘리’는 화면 가운데 밝은 곳에 희미하게 휘날리듯 떠 있다. ‘랑’은 화면 아래 어두운 부분에 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자리 잡고 있다. 대체로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아리랑을 다루다 보니 어떤 것들은 얼핏 보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아주 비슷하다. 그려놓은 것도 제법 된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하게 마음에 차는 작품이 없어서 늘 허전하다. 이런저런 작업을 떠오르는 대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또 아리랑이 툭 튀어나오겠지. . 이승현 한글그림 아리랑 046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후 045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훈민정음 언해본에서 후음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 있는 글자를 뽑아낸 것이다. 한자음 ‘후’를 표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말을 표기한 것에 비하여 꾸밈이 많아서 조형적인 매력이 있다. 이런 표기는 앞으로 만들어내어야 할 수없이 많은 전문용어나 새로운 말들을 표기하는데 큰 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주장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나 만이라도 계속해서 이런 표기방식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계속 다뤄 볼 생각이다. .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후 045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개벽 새벽 044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2021 설날아침에 한 작업 이번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차례를 지내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설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이렇게 작업을 해 보는 건 아마 난생처음 아닌가 싶다. 고향집에서는 아주 정갈하게 차린 차례상 사진을 보내왔다. 평소에는 새벽에 일어나면 이것저것 잡다한 절차를 거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오늘은 만사 제쳐놓고 작업부터 시작했다. 결과는 의외로 만족할만하다. 양력 새아침에도 새롭게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새 흐름을 만들어서 의미 있게 이어오고 있지만 설날인 오늘은 나름대로 더 깊은 의미를 두고 싶었다. 그랬더니 물론 며칠 전부터 궁리를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마치 굴비 역듯이 줄줄이 구상이 쏟아져 나왔고 일단 작업에 착수한 것만 해도 5점이나 된다. 매우 뿌듯..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오름7 043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일곱 번째 오름 작업이다. 이것도 전에 했던 것처럼 화면 아래쪽에 ‘ㅗ’가 있고 위쪽 하늘에 해당되는 곳에 ‘ㅇ’과 ‘름’이 떠 있다. 매번 작업할 때마다 색이 달라지고 글자의 위치도 바뀌지만 뭔가 신선하게 한눈에 확 다가오는 느낌이 없다. 아직 더 해야 한다. 다양한 작업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조금 더 나은 작품이 나오겠지.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작업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작업 태도이다. 늘 준비하고 있어라. 그러면 될 것이다. . 이승현 한글그림 오름7 043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가(ㄱ.) 042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나는 10살 때까지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비교적 옛 어른들의 언어에 대한 기억이 많다. 그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이 말 ‘ᄀᆞ’이다. 아주 어린 내가 무언가 일을 제법 잘 처리했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ᄀᆞ~’ 그러셨었다. 아마도 . 그래! 바로 그거야. 암, 그렇지~ . 그런 의미로 하셨던 말씀인 것 같다. 이 한 음절에는 그렇게나 대견스러워서 흡족한 미소를 짓는 어른들의 미소가 담겨있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말소리이다. 그래서 나도 속으로 ‘ᄀᆞ~’... 바로 지금도 그러고 있다. .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가(ㄱ) 042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아리랑-기마인물 041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 2021 계속해서 작업의 금기를 없애고 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 그림만 그리겠다’, ‘이런 그림은 그리면 안 돼’라고 하는 나름대로의 틀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걸 과감하게 부숴버리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50대 중반에 겁 없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형상이다.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작품화하려고 애써보긴 했지만 대충 건드려보다가 다시 다른 작업에 푹 빠져버리곤 했었다. 이것도 그렇게 얼결에 그려낸 것인데 언젠가는 제대로 된 작품을 다시 만들고 싶다. 꼭 그럴 것이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함께 040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예전에 그렸던 그림과 아주 비슷하다. 다만 그때는 화면을 크게 채웠던 두 음절이 서로 관계없는 무의미한 것들이었다. 그에 반해서 이번은 ‘함께’를 그린 것이다. 옛글 자료를 뒤적이다 보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그림 그리는 시간보다 고어사전이나 훈민정음, 석보상절, 용비어천가, 민요 관련 책자 등 각종 자료들 뒤지는 시간이 훨씬 더 많고 재미있기도 하다. 실은 그 재미로 작업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날아 039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화면 아래쪽 해안가 같은 풍경 속에 ‘날’이 숨어 있고 오른쪽 위 하늘을 나는 갈매기 모습에 ‘아’가 있다. 너무나도 흔해빠진 풍경이라서 이런 그림 그리는 걸 매우 싫어하지만 그리다 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이것도 한글그림으로 그렸다는 것에서 약간의 위안을 얻는다. . 그 어떤 그림도 거부하기는 지난 나이인데... 아무 그림이나 편하게 다 그려도 좋지 않을까. 이젠 그림에 대한 편견을 버리도록 노력해야겠어. 꼭 새로운 그림만 그린다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터이고...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물길 03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 ‘물길’ 두 번째 작업이다. 전에 그렸던 것은 물길 글꼴을 가로로 늘어놓아서 그렸었는데 이번에는 세로로 늘어놓은 것이다. 이번 작업에서는 ‘ㄹ’을 이루고 있는 획들의 변화가 주를 이룬다. 물길 두 글자를 세로로 쌓았기 때문에 양 옆으로 가로지르는 ‘ㄹ’과 함께 ‘ㅜ’의 기울기에 어떤 변화를 주면서 흐름을 만들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였다. 막상 그려놓고 보니 그리 탐탁지 않다. ‘물길’이 품고 있는 뜻만큼이나 모양도 깊고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루어 보기로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그런데 ‘물’ 한 글자만 가지고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자음 ㅎ 03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잊을만하면 나도 모르게 ‘ㅎ’을 떠올리며 그리게 된다. 현재 한글에서 쓰고 있는 자음 중에서 제일 조형적으로 매력이 있는 것은 ‘ㅎ’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도 모르게 손과 마음이 같이 움직이면서 불쑥불쑥 저지르게 될 때가 있다. 'ㅎ'작업은 이젠 습관 비슷하게 되어버렸다. . ‘ㅎ’ 모양을 만들 때 묽은 물감을 의도적으로 흘려주면서 뒤섞이도록 해서 획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흩어지도록 하였다. 바탕과 글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모습에서 자유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치 자연스럽게 흩어지는 구름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듯이 말이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하늘마음 036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ᄒᆞᄂᆞᆯᄆᆞᄋᆞᆷ’ ‘하늘마음’을 옛 글꼴로 바꾸고는 다시 일그러뜨려서 그린 것이다. 근래에 옛말 사전과 몇 가지 자료를 추가로 사 모았다. 필요할 때마다 무엇이든지 쉽게 찾아보면서 작업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해졌다. . 더보기
이승현 호주머니 윤동주 035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호주머니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 . 읽을수록 더욱 깊이 다가오는 시 꼭 그려보고 싶었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색채연구소 034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내 작업실 이름을 가지고 두 번째로 시도한 것인데 너무 다급하게 해서 그런지 솔직히 말해서 날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한듸, 한데, 한곳(함께-현재 제주어) 033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제주에서 ‘ㅎ.ㄴ듸 글라’라고 하면 ‘함께 가자’라는 뜻이다. 옛말 사전에서는 ‘ㅎ.ㄴ듸’가 ‘한데, 한곳’이라고 풀이되고 있는데 지금 제주에서는 ‘함께’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거슬리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이곳저곳 손보고 다시 찍었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돌이키고자 031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빨리 돌이키고자’ 두 번째 작품이다. ‘돌이키고자’ 글꼴을 위아래에 대칭이 되도록 하여 화면을 조금 더 채웠다. 그리고 주제가 되는 글꼴을 중심으로 해서 위아래 공간에 변화를 주어서 화면 전체에 생기가 돌도록 하였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옛글) 돌이키고자 030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빨리 돌이키고자’가 두드러지도록 꾸몄다. 글꼴들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대해서 궁리하면서 두 점을 연달아 그렸는데 그중 첫 번째 작품이다. 한눈에 보아도 헐거운 느낌이 들어서 뭔가 긴장감을 들도록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색채연구소 029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내 작업실의 이름(이승현색채연구소)을 작품에 넣었다.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도, 작업실 간판을 만든다는 생각도 없이 그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그렸다. 애당초 바탕색이 너무 강했다. 글꼴마저 격이 떨어지는 데다가 바탕색까지 요란해서 보자마자 혼란스러운 느낌이 먼저 든다. 너무 알록달록하다. 손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이것으로 끝. 나는 이런 것들도 작품이라고 우긴다. .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오름 02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19cmㅣ2021 . 화면 아래에 야트막하게 ‘오’가 자리하고 있고 하늘에는 ‘르’가 떠 있다. ‘름’의 ‘ㅁ’은 ‘오’ 속에 겹쳐있다. 마무리를 덜한 상태라서 지저분한 곳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오름 윤곽이 흐려지도록 흰색을 더 칠해 줘야하겠고 하늘에 있는 얼룩도 조금 더 부드러워지도록 문질러야 하겠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