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1685일 차 2024. 10. 13(일)
2024년 287
이승현 한글그림 머・즌:일 궂은 일 흉한 일 재화(24)001 1382(6P-197-851)41-1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40.9cm
머・즌:일 [명] 궂은 일. 흉한 일. 재화(災禍)
(교학사 고어사전 551쪽)
.
[지루하지 않은 나날]
오늘은 제주 미술제 작품 운송 담당자가 내 작품(‘산도록ᄒᆞ다’)을 가지러 상주에 들르는 날이다. 미리 준비해 뒀다가 전화가 오면 시간 맞춰서 약속장소(농협 상주시지부 앞)로 작품을 들고나가야 한다.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일임.
-소설 정기룡-
그제,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을 둘러보다가 하용준 작가의 작품 ‘정기룡’ 1, 2권이 꽂혀 있길래(김미연 대표에 의하면 원래는 3권까지 있다고 함) 1권부터 꺼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나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어제는 제주미술제에 보낼 작품(60x60cm)을 손질할 일이 있었다. 시간이 넉넉한 낮에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시장에서 할 수밖에 없어서 그제 저녁에 미리 김미연 대표에게 양해를 구해 두었었다.
짐이 많아서 우리 집 최고 존엄이 아침부터 승용차로 전시장까지 나와 작품, 그리고 자질구레한 도구들을 옮겨 줘서 아주 편하게 출근할 수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바로 전시장 탁자 위에 얹어놓고 부분적으로 채색을 하였다. 물감이 마르고 난 후 바니시 칠 작업을 시작하였다.
일단 칠을 하고 나면 한두 시간 칠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그동안 다시 소설 ‘정기룡’을 읽었다.
그제는 ‘무수’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을 감탄하며 읽었었다. 어제는 그에 이어서 소년 '무수'가 자라는 동안 어이없게 생겨버린 두 번의 참사, 그리고 그 사건 때문에 누명을 쓰고 죗값으로 치러야 했던 천민 생활, 그 생활 속에서 그가 겪은 수많은 고초와 당시의 생활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야말로 내가 '무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들 정도. 읽는 내내 이 글을 쓰기 전에 얼마나 사전답사를 철저하게 했는 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각종 전문 분야의 다양한 전문용어들을 새로 접할 수도 있었다. 이 글이 소설이라기보다는 당시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기사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무수의 삶을 체험(?)하다시피 하면서 칠 작업을 하다 보니 하루가 거의 다 갔다.
오후 늦게 김대표가 속해 있는 환경미협 회원들이 어디에선가 모임을 가졌다가 마치고 오는 길이라면서 전시장에 들렀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앉아서 대화를 나누다가 그들이 가고 난 후 다시 칠 작업과 무수의 삶 속으로 빠져들기를 반복.
지금도 소년 정무수(정기룡 장군)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오늘도 전시장에 가면 우선 정무수의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
-----------------------------
#머즌일 #궂은일 #흉한일 #재화 #하용준작가 #정기룡 #제주미술제 #바니시 #칠작업 #환경미협회원들 #정무수 #글꼴 #글꼴그림 #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한글그림 #구둠이 #휫솔 #이승현휫솔 #이승현구둠이 #이승현집콕 #집콕 #산 #오름 #고향 #제주 #한라산 #할락산 #하늘 #까마귀 #새 #새날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