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1018일 차 2022. 12. 16(금)
2022년 350
이승현 한글그림 새날 새꿈(20색상-10) 715(6P-304)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40.9cm
-‘제주 작업’-314(44+270) 고향 하늘을 나는 새 모양 글꼴 연작-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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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색상의 흐름 작업 XIV-연지
‘새날 새꿈’
왼쪽 위에 ‘새’가 있고 가운데 큼직하게 ‘날’이 있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두 마리는 ‘ㄹ’이다.
‘날’의 ‘ㅏ’ 모음 바로 오른쪽에 아주 작게 새가 있고 맨 오른쪽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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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단계]
성장기에 발달단계가 있듯이 늙어가는 데에도 단계가 있을 것이다.
대충 떠올려보면 내가 나이를 먹어오는 동안 몇 가지 단계의 심리적 변화를 겪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꼽을 만한 것은 ‘심신의 변화로부터 야기된 심리적 불안 상태’이다.
이미 40대 후반부터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가 시작되었던 것 같은데 50대에 들어서면서 그 상태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졌던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공포에 가까운 심리상태에 빠지게 되면 모든 것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져서 정상적인 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런 상태기 심해져서 오래 이어지게 될 때는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언행을 마구 저질렀던 것 같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5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는 한 결 나아져서 서서히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기 시작하다가 60대에 들어서면서는 꽤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던 것 같다.
그 단계를 정리해 보면, 40대에 추락하던 것이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경착륙으로 바뀌었다가 60대에 이르면서 거의 연착륙 수준으로 부드럽게 내려앉는 과정으로 서서히 변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주위가 조금씩 밝아지면서 나를 감싸고 있는 이 ‘세상’과 ‘사람들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걸음 물러서서 지긋이 바라보면 서툰 ‘사랑’이란 것도 보이고 저마다의 다른 ‘진심’이란 것도 보인다. 내가 가야 할 길도 조금씩 보인다.
고맙게도 ‘길’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젠 길을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된다. 햐. 참. 늙으니 별게 다 보이는 구나.
이제 또 새로운 늙음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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