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1229일 차 2023. 7. 15(토)
2023년 196
이승현 한글그림 날아올라(20색상-01) 926(6P-515)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40.9cm
- ‘제주 관련 작업’-525(44+481) 허공을 나는 새들 글꼴 연작-381
.
20색상의 흐름 작업 XXV-청록
‘날아올라’
아래 맨 왼쪽에 있는 것은 ‘날’의 초성인 ‘ㄴ’이고, 그 오른쪽에 있는 것은 ‘ㅏ’ 모음과 ’ㄹ‘ 받침이 합쳐진 ’ᅟᅡᆯ‘이다. 그 오른쪽에는 ’아‘의 초성인 ’ㅇ‘과 ’ㅏ‘ 모음이 있다.
맨 오른쪽 위에 있는 것은 ‘오’의 초성인 ‘ㅇ’이고 그 왼쪽 아래에 있는 것은 ‘ㅗ’ 모음, 그 왼쪽 조금 더 떨어진 아래에 ‘ㄹ’ 받침이 있다. 그 왼쪽 아래로 이어서 ‘라’의 ‘ㅏ’ 모음과 초성인 ‘ㅇ’이 차례대로 자리 잡고 있다.
.
[해프닝]
어제는 낮에 집안에서 부지런히 작업을 하고 있는데 누가 문을 심하게 쾅쾅 두드리길래 누구세요라고 했더니 밖에서 뭐라고 고함에 가까운 소리가 들렸다. 다시 누구세요 하고 물었는데 뭐라고 소리는 치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가끔 잡상인이 저렇게 아주 당당하게 문을 두드리고는 문을 열면 집안으로 불쑥 들어오려고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인가 하고 짜증이 나서 문을 여니, 누군가 시커멓게 서 있는데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파트 관리실 직원이었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세요 했더니 화재경보가 어떻고 떠들면서 후다닥 들어오더니 거실 천장을 들여다보고는 이 방 저 방을 모두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집에는 아무 일도 없기 때문에 나는 아무 일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일일이 모든 방을 다 들여다보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는 마나님이 있는 안방까지도. 마나님도 어이없어하는 표정.
심히 불쾌하였다. 집안에 건강한 사람이 둘씩이나 있는데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가 먼저 알아서 신고를 했을 것이 아닌가. 그리고 급한 일이 있더라도 그렇지. 들어오기 전에 이만저만한 사정이 있으니 한번 점검해도 되겠냐는 사정에 양해를 먼저 구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그런데, 미안해하는 기색도 전혀 없다. 기가 찼다. 마치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을 적발하기 위해서 온 것처럼 고압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은근히 부아가 났다. 집안에 멀쩡한 사람이 둘씩이나 있는 데다 집안에 아무 일도 없고 아무런 경보도 안 울리는데 꼭 이렇게까지 오버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일단 확인은 하자 싶어서 지금 왜 이러는 거냐고 따지자 관리실 화재경보기에 경보가 떠서 그런 건데 데 왜 화를 내느냐고 하는 것. 얼핏 생각하기에도 몇 안 되는 직원들이 수백 세대를 관리해야 하는 처지를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른 집을 점검하러 간다면서 나갔다.
알고 보니 어느 집에 제습기를 쓰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경보가 떴다는 것.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 뒷끝이 찜찜해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역시 이렇게 내뱉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니 마음이 개운해진다. 일지 기록의 위력이란 것이 이 정도다.
.
-----------------------------
#해프닝 #화재경보기 #잡상인 #관리실 #관리직원 #제습기 #일지기록 #일지기록의위력 #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한글그림 #구둠이 #휫솔 #이승현휫솔 #이승현구둠이 #이승현집콕 #집콕 #산 #오름 #고향 #제주 #한라산 #할락산 #하늘 #까마귀 #새 #새날 #오늘 #청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