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을 판으로 새겨 찍음 2-중악부(中岳符)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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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그리하야 - '무꾸리'는 길흉을 알아보는 일이다. '묻는+거리'에서 나온 말. 이에 착안하여 '묻다+글하다'를 바탕으로 하여 '묻그리하야'로 정하였다. 인쇄물(팜플렛)에는 묻그리ㅎ.야('하'를 ㅎ밑에 아래아)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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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배경에 해당되는 바탕칠에 공을 들였다. 당시에는 이런 기법을 즐겨 썼는데 물감을 묽게 또는 뻑뻑하게 섞으면서 번지거나 뭉치는 효과를 이용하여 변화를 주는 것이다. 한동안 재미를 붙여 작업했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얼마 안 가서 작업 공간을 좁은 곳으로 옮겨야만 했기 때문에 그 후로는 이 기법을 포기했다.
색은, 마치 화단에 핀 장미꽃에서 느끼는 것처럼 보색 관계에 있는 빨강과 청록을 대비시켰다. 주제인 빨강 계열의 부적을 황금비에 해당된다고라고 생각되는 위치에 넣었다.
부적은 모양을 아예 판으로 새겨서 색에 변화를 주면서 찍었다. 빨강 계열인 주제-부적은 부분 부분 필요에 따라 붓으로 가필하였다.
기왕에 해오던 소리 작업에 부적의 조형적인 요소가 녹아들게 하고 싶었지만 의욕만 앞서고 방법론이나 조형적인 훈련이 덜된 나의 입장에서는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과제였다.
결국 적당히 타결을 보고 내가 할 있는 범위 내에서 여건이 허락하는 수준의 작업을 할 밖에 없었다.
근래에 이루어진 작업 중 한글그림에서도 부적과 같은 형상이 가끔씩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오랫동안 내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형상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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