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1605일 차 2024. 07. 25(목)
2024년 207
이승현 한글그림 오늘 아리랑(24)005 1302(6P-117-771)37-1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27.3×40.9cm
‘오늘’
화면의 가운데 위 어두운 배경과 밝은 곳이 만나는 경계에 ‘오’가 있다.
밝은 배경 위쪽에 작은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과 같은 모양을 한 ‘늘’이 있는데, 왼쪽 위에 비교적 큰 것은 초성인 ‘ㄴ’이고 그 오른쪽 밑으로 ‘ㅡ’ 모음과 ‘ㄹ’ 받침이 이어지고 있다.
‘
‘아리랑’
아래 가운데 어두운 곳에 밝은 색으로 된 ‘아리랑’ 세 글자가 위아래로 맞붙어 있는데, 위에 있는 것은 ‘아’, 그 바로 아래 왼쪽에 있는 것이 ‘리’, 오른쪽에 있는 것이 ‘랑’이다.
.
[몰입의 수렁]
날은 폭염에 가깝게 더운데 선풍기 두 대에 의존해서 작업을 하노라니 전에는 척척 잘 해내던 일들이 요즘 들어서는 자꾸 뒤죽박죽 뒤엉키고 있다.
가을 전시할 60x60cm 규격 작품들을 다루고 있는데, 지나치게 몰입되어 환상에 빠져들다가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허망함에 빠져 사정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 가장 나약해지고 위험해지는 순간이다. 요즘은 매일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생각이 뒤엉키는 것.
하루에 작품 서너 점을 펼쳐놓고 작업하고 있는데 거기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매 순간 다양한 구상이 스쳐가지만 거기에 이어서 바로바로 스쳐가는 다른 구상들과 서로 뒤섞이면서 순간적으로 착각을 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작업에 반영이 되는 게 문제다. 결국 기묘하게 일그러진 작품들을 만들었다가 지워야 하는 어이없는 일이 자주 생겨나고 있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머릿속에서는 뱅뱅 돌리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겠다 싶어서 집과 작업실 곳곳에 메모장을 비치해 놓고 생각나는 것을 수시로 기록하기로 했다. 순간순간 스쳐가는 수없이 많은 발상들을 수시로 기록하다 보면 뭔가 체계가 잡혀가겠지.
전에는 잘만 하던 것인데 요즘은 이런 일조차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늙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였구나.
.
-----------------------------
#몰입 #수렁 #나락 #나약 #취약 #위험 #늙는다는것 #글꼴 #글꼴그림 #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한글그림 #구둠이 #휫솔 #이승현휫솔 #이승현구둠이 #이승현집콕 #집콕 #산 #오름 #고향 #제주 #한라산 #할락산 #하늘 #까마귀 #새 #새날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