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그냥 뭉개어버릴까도 하다가 끝까지 그렸던 그림이다. 바탕색 느낌이 별로인 데다가 자국 모양도 뜻한 대로 되질 않았다. 조금씩 더 갈아주고 매만지며 어찌어찌 그림이 되도록 끝까지 그리긴 했지만 끝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모조리 뭉개어버렸다면 지금쯤 남아 있는 그림이 몇 점이나 될까? 요즘도 그렇지만 그때도 다 죽어가는 걸 살리듯이 하나하나 어떻게든 그림으로 만들어 보려고 끝까지 애썼다. 어쩌면 내 그림은 거의 다 그렇게 해서 그려낸 것인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 척척 잘 이루어진 적이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해서 내 마음속의 그림이 늘었고 내가 살아왔다. 또 그만큼 내 마음이 커 왔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렇게 늙어 갈 것이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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