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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줍서

이승현 한글그림 산 재와줍서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9 이상하게도 이 그림은 제작과정이 순조로웠는데 완성하고 나서도 마음이 놓였다. 이런 작품이라면 남의 손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마음이 놓일 것 같다. 남에게 보내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은 작품들이 꽤 된다. 그런 작품들은 두고두고 내가 품고 있어야 한다. 나는 그 그림들을 그림 공부의 밑천으로 삼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 앞서 해놓은 어설픈 작업들은 이제 와서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주고 있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8-1 웡이자랑1 산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84cmㅣ2018 한라산의 모습과 함께 한글그림을 같이 그려 넣었다. 한라산 바로 아래쪽에 ‘우리아기’가 있고 그 아래에는 ‘재와줍서’가 있다. . 나는 제주를 떠나 육지에서 더 많은 세월을 살아왔는데 그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라산을 그리워하고 그 숨결을 느끼며 살아왔던 것 같다. 어쩌면 무의식 중에도 늘 한라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마음속에 품어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 내 작품들 속에서는 한라산의 겉모습이 드러난 적이 별로 없다. 한라산을 그린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숙제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누가 한라산을 그린다고 하여도 나 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내가 감히 한라산을 그릴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늘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내가 늘 품고 사는 그 한라산의 숨결만..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4-7 재와줍서ㅣ판지에 아크릴물감 42×42cmㅣ2018 . 아래 글 몇 줄은 재와줍서 작업을 하며 떠오른 느낌을 끄적거려본 것이다. 재와 줍서(재워 주세요) 할머니는 구성지게 웡이자랑 부르시며 아기구덕 흔드시고 흔들흔들 웡이자랑 기분좋은 재와줍서 재와줍서 흔들흔들 모든것은 희미해져 할머니의 웡이자랑 재와줍서 흔들흔들 . . 나는 이때 작업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제주의 민요와 관련된 자료집들을 전부 꺼내어 뒤졌다. 작업실과 서재에 흩어져있는 것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놓고 하나하나 뒤져가면서 내가 원하는 부분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제주의 민요 전체를 조사하다 보니 작업의 방향이 애매해졌다. 자칫 잘못하면 갈팡질팡 헤맬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자장가 웡이자랑 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였다. (제주어 전반에 걸친 것을 한 번에 다루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차차 주제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