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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감꽃

이승현 한글그림 감5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본뜨기로 그렸던 그림들 중 다섯 번째. 아마 10살쯤 되었을 때인 것 같다. 내가 처음 맛본 곶감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그때 곶감은 요즘 같지 않아서 감 가운데에 구멍을 내어서 나뭇가지에 차곡차곡 꽂았기 때문에 요즘 흔히 먹는 먹거리인 꽂이-꼬치처럼 되어 있었다. 까무잡잡한 데다가 딱딱하게 말라붙어 있어서 얼핏 보기에는 그다지 맛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 딱딱한 것을 씹기 시작하자 난생처음 맛보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잘근잘근 씹을수록 혀끝을 감도는 단맛과 냄새는 이제까지 맛보았던 그 어떤 것과도 달랐다. 많지도 않은 것을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하나씩 빼어 먹다 보니 얼른 동이 나 버렸다. 그야말로 ‘곶감 빼먹듯 한다' 는 말이 딱 어울리게 말이다. 모양도 맛도 새로웠다. 꽂이에 차곡차.. 더보기
이승현 감 풋감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앞그림을 그리면서 같이 같이 그렸던 그림이다. 같은 그림본*을 써서 그렸기 때문에 감잎이 있고 그 밑에 감이 하나 달려 있는 모양은 앞그림과 판박이이다. 바탕에는 달걀 모양으로 갈아주기를 하였고 그 위에 어두운 바탕에는 밝은 색으로 밝은 바탕에는 어두운 색으로 감과 감잎 모양을 그려주었다. . *그림본-종이에 붓으로 모양을 그리고 나서 붓 자국을 칼로 오려내어 만든 본이다. 종이나 캔버스에 그 그림본을 대고 오려낸 틈을 따라 연필이나 붓으로 그릴 수 있다. 판화와 비슷한 것 같지만 그것을 찍어내지 않고 오려낸 틈을 따라 그려서 금을 그어주는 것이 다르다. 연필로 금을 그어주고 나서 그 위에 붓으로 조금씩 다른 맛을 내면서 그려 줄 수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붓으로 바로 그릴 수도 있다. . *2018 개.. 더보기
이승현 감 풋감3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감나무 가지에 감잎이 늘어져 있고 그 밑에 감이 하나 달려 있는 겉 모양만을 추려서 그렸던 그림이다. 바탕에 감을 둘러싸고 있는 크고 둥근 모양은 전에처럼 여러 색을 이어서 덧바르기 하고 나서 갈아 준 것이다. 그 해에는 그림본*을 만들어서 같은 모양을 색을 여러 가지로 바꿔가면서 그렸었는데 이것도 그렇게 해서 만든 그림이다. . *그림본-종이에 붓으로 모양을 그리고 나서 붓 자국을 칼로 오려내어 만든 본이다. 종이나 캔버스에 그 그림본을 대고 오려낸 틈을 따라 연필이나 붓으로 그릴 수 있다. 판화와 비슷한 것 같지만 그것을 찍어내지 않고 오려낸 틈을 따라 그려서 금을 그어주는 것이 다르다. 연필로 금을 그어주고 나서 그 위에 붓으로 조금씩 다른 맛을 내면서 그려 줄 수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붓으로 바.. 더보기
이승현 감 이야기ㅣ캔버스에 아크릴물감 162.2×130.1cmㅣ2018 감에 대한 작업을 늘 숙제로 남겨두다가 우연찮게 시도했던 100호 작품인데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엉뚱하게 완성이 되고 말았다. 언젠가는 다시 도전해야 할 작업이다. 곶감의 고장 상주, 여기에서 생활하다 보면 늘 감을 접하게 된다. 운동삼아 거니는 뒷산에는 감나무 밭도 꽤 있어서 사철 감나무들의 변신을 관찰할 수있다. 그 중에는 별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한겨울에 홍시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경우도 있는 데 감나무에 눈이 소복히 쌓인 모습은 마치 한겨울에 핀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끔은 새가 쪼아먹어서 가운데가 푹 파인 홍시의 잔해(?)에 눈이 소복히 쌓인 진풍경을 보게 될 때도 있다. . 2018년에 큰 그림을 걸 수 있는 행사가 있었다. 그 행사에 맞추어서 작은 겹 종이판 수십 개를 덧 이으면 큰 ..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24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42cmㅣ2018 이것도 그냥 뭉개어버릴까도 하다가 끝까지 그렸던 그림이다. 바탕색 느낌이 별로인 데다가 자국 모양도 뜻한 대로 되질 않았다. 조금씩 더 갈아주고 매만지며 어찌어찌 그림이 되도록 끝까지 그리긴 했지만 끝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모조리 뭉개어버렸다면 지금쯤 남아 있는 그림이 몇 점이나 될까? 요즘도 그렇지만 그때도 다 죽어가는 걸 살리듯이 하나하나 어떻게든 그림으로 만들어 보려고 끝까지 애썼다. 어쩌면 내 그림은 거의 다 그렇게 해서 그려낸 것인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 척척 잘 이루어진 적이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해서 내 마음속의 그림이 늘었고 내가 살아왔다. 또 그만큼 내 마음이 커 왔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렇게 늙어 갈 것이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23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42cmㅣ2018 말랑말랑하게 잘 익은 홍시를 쪼개어보면 감씨가 있는 곳은 유난히 빛이 나고 맛있어 보인다. 특히 씨가 없으면 그곳은 매우 말캉말캉해서 씹는 맛이 유별나다. 그 느낌을 꽃감에 담고 싶어서 그렸던 그림이다. 하지만 색이 전혀 엉뚱해서 그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붙들고 마무리를 했다. 결국 곶감도 아니고 감꽃 모양을 하고는 있지만 그 느낌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서 꽃감이라 하기에는 민망하다. 그래도 나는 감그림이라고 고집한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22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42cmㅣ2018 같은 그림을 계속 그리다 보니 조금 엉뚱한 그림도 그리고 싶어서 만들었던 그림이다. . 아무리 봐도 꽃감이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이다. 바탕 만들기를 할 때 손이 가는 대로 마구 갈아주었기 때문에 조금 엉뚱한 자국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굳이 따지지 않고 그 위에 억지로 꽃감을 그려 넣었다. 얼른 보기만 해도 마치 풋감을 씹었을 때 느끼는 아주 떫은맛 처럼 거북하다. 꽃감이 자다가 가위눌리기라도 하면 이런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21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42cmㅣ2018 이때 내가 그렸던 감 모양은 둥시의 모양이다. 우리나라 감은 곳에 따라 모양도 조금씩 다르고 이름도 제각각 다르다. 상주의 감 이름은 둥시인데 그 뜻이 궁금해서 사전에 찾아보니 없었다. ‘둥’은 한자말에 없지만 ‘시’는 紅柹에서 보듯이 감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은 어림잡아 헤아릴 수 있다.. 인터넷에서 ‘둥시’에 대한 것이 있어서 살펴보니 ‘둥시감’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둥시’는 ‘둥감’이라는 말인데 거기에 감를 붙였으니 ‘둥감감’이라는 말이 된다. (모양이 둥글다 해서 둥시라 한 것인데 거기다가 다시 감이 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감을 잘 안다는 이웃들에게 알아보니 ‘둥시감’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둥시’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그다지 크지 않으면..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2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마찬가지로 꽃감, 꽃을 감으로 만든 것이다. 감꽃도 아니고 곶감도 아닌 바로 꽃감이다. 감을 모아서 꽃 모양을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 왔기 때문에 마음먹고 여러 점을 그렸었는데 그중 두 번째이다. . 바탕에는 감이 익어갈 때의 색들을 덧발라주고 나서 갈아주기를 하였다. 감 모양은 바탕색과 가장 거리가 먼 파랑을 살짝 칙칙하게 만들어서 그려주었다. 이번에도 그림본을 대고 연필로 그린 뒤에 다시 붓으로 그린 것이다. .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1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감꽃도 아니고 곶감도 아닌 바로 꽃감이다. 감을 모아서 꽃 모양을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 왔기 때문에 마음먹고 여러 점을 그렸었는데 그중 첫 번째이다. . 바탕은 늘 그렇듯 바닥에 여러 색을 이어서 덧바르고 난 뒤 갈아주기를 하였다. 풋감에서 느낄 수 있는 녹색과 노랑이 조금 섞인 풀색을 많이 썼고 사이사이에 파랑, 청록 따위도 끼워 넣었다. 나는 늘 녹색 다루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정말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색들을 고르고 또 골라서 썼다. 감 모양은 남색과 파랑 따위를 마구 섞어서 만든 물감으로 그려주었다. 이번에도 그림본을 대고 연필로 그린 뒤에 다시 붓으로 그린 것이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더보기
이승현 감 꽃감0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꽃은 꽃인데 감으로 만든 꽃이다. 꽃이 된 감이라서 꽃감이다. 감꽃을 그리다가 어린 감을 보니 이 또한 꽃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해서 꽃 모양으로 만든답시고 그렸던 것이다. 어린 감을 크게 그리고 그 안에 다시 어린 감을 90도 돌려서 그렸다. 감을 4개 모아서 감꽃 모양을 만들면 참 재미있겠는 생각을 자주 해 왔었는데, 다음에는 그걸 꼭 해 보기로 했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3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앞의 그림처럼 미리 만들어 둔 그림본을 대고 그린 것이다. 바탕 덧바르기를 할 때에는 옅은 노랑과 옅은 ‘자주’를 써 주었기 때문에 갈아주고 난 뒤에는 또 다른 빛깔이 나왔다. 그 위에 바탕색과는 거리가 먼 남색 빛이 도는 어두운 색으로 감꽃 모양을 그려서 한눈에 볼 때, 앞 그림과는 전혀 다른 빛깔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
이승현 감 꽃1ㅣ판지에 아크릴물감 21×21cmㅣ2018 어린 감으로 꽃 모양 만들기. 물감 덧바르고 갈아주기를 한 바탕 위에 가는 붓으로 어린감 모양을 가운데는 크게, 둘레에는 작게 그려 넣어 꾸미기를 하였다. 캔버스를 쓰지 않고 종이를 스무 겹 정도 붙여 종이판을 만들어 그림틀로 썼었다. 써보니 두께가 제법 두꺼운 데다가 매우 단단해서 캔버스나 나무판 보다 훨씬 쓰임새가 좋았다. 2018년에 같은 크기로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쓸 만큼 쓰고도 남은 게 더러 있다. 앞으로도 틈틈이 꺼내 쓸 생각이다. *2018 개인전 상주전시 2018. 9. 7 - 9. 31 갤러리포플러나무아래 경북 상주시 지천 1길 130 서울전시 2018. 10. 27 - 11. 4 한글전각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