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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설치작업

2020년 설치작품을 위한 기초작업 (제25회 제주미술제“제주동인”출품작)-001

[이승현 한글그림(설치)-소리들이 모여사는 곳ㅣ혼합재료 600×300×600cmㅣ2020]

[작업-001] 구상도-모형만들기-마름질

2020년 9월 중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연락이 왔다. 2020년 제25회 제주미술제“제주동인” 전시행사를 기획하고 있는데 설치작품을 출품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올해도 빠지지 않고 고향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구나. 기대에 부풀어 한글 걸개그림을 대형으로 제작해서 위에서 늘어뜨려서 설치할 수 있도록 구상해서 구상도를 바로 제작하고 그것을 축소한 모형까지 만들었다.

 

2020년 제25회 제주미술제“제주동인”출품작 - 한글그림 걸개설치작품 구상도 앞뒷면

 

이번 작품은 두루마리식 걸개이지만 펼쳐서 천정에 걸고 드리우면 앞뒷면이 다 그림이고 그 위에 다시 걸개를 2중으로 걸쳐서 설치하는 입체 작품이기 때문에 전체의 짜임이 복잡하고 수치를 계산해야 할 것도 많다. 이것저것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일일이 떠올려가면서 꼼꼼하게 처리해야 한다.

완성작을 머릿속에 그려가면서 작업하던 습관이 배어 있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작업을 해 보려고 했지만 이번만큼은 그렇게 대충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아무래도 개념도를 그려서 활용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거실에 있는 컴퓨터에 한글문서를 열어서 쓰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그림을 그려 넣고 메모하고 수치를 계산해 가며 작업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데 훨씬 일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서 좋고, 시간도 절약되어서 더욱 좋다.

2020년 제25회 제주미술제“제주동인”출품작 -  한글그림 걸개설치작품 측면 구상도

 

2020년 제25회 제주미술제“제주동인”출품작 -  한글그림 걸개설치작품 모형

 

우선 새로 작업할 천을 통째(두루마리)로 구입했다 90cm짜리 두루마리 한통의 길이는 91m이다. 넉넉하게 마련했으니 마음 놓고 큼직 큼직하게 작업할 수 있겠다. 감아주고, 풀어주고를 되풀이를 반복하면서 마름질을 시작하였다.

우선 새로 작업할 천을 통째(두루마리)로 구입했다. 90cm짜리 두루마리 한통의 길이는 91m이다. 넉넉하게 마련했으니 마음 놓고 큼직 큼직하게 작업할 수 있겠다. 감아주고, 풀어주고를 되풀이를 반복하면서 마름질을 시작하였다.

첫째 작업 할 것은 바탕이 되는 부분인데 전체 설치작업 중에서 천정에 걸어서 수직으로 늘어뜨리도록 한 것인데 높이가 6m, 폭이 2.7m이다. 앞뒤 양면이 다 바탕 역할을 할 부분이다. 주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긴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거실 바닥에 천을 펼쳐 가면서 6m 길이를 줄자로 재고 그것을 직각이 되도록 맞추어서 오려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한쪽은 감아주면서 다른 한쪽을 풀어 줘야 하기 때문에 전체 길이를 한 번에 잴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2m씩 겹쳐서 세 번을 접어 길이를 재고 오려내었다. 그렇게 세 장을 만드는 데도 제법 시간이 걸린다. 오려낸 세 폭이 길이가 맞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일일이 길이를 재고 다시 그것들을 겹쳐서 감았다 풀었다를 되풀이하면서 길이를 재확인하였다.

 

 

2020년 제25회 제주미술제“미술동인”출품작 - 한글그림 걸개설치작품 천 마름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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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까지만 해도...]

작업하며 생각해 보니 한동안 설치작품들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것 같다. 40대 후반 까지만 해도 나는 평생을 설치작업만 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푹 빠져 있었다. 틈이 나는 대로 돌망치, , 솟대, 왼새끼 줄, , 토우, 찰흙 소조 작품, 태평소, 피리, 장구채, 쇠채 따위 소품들을 만드는 것을 즐겼었고 그것들을 설치 작품에 활용했었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틈틈이 만들어 두었다가 나중에 한 번에 몰아서 한 작품에 설치해서 완성시키는 식이었으니 꽤 오랫랜 기간에 걸쳐서 만든 것들인데도 발표했던 작품 수는 정작 몇 점이 안된다.

그래도 내 마음대로 떠오르는 것들을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만들어낼 수 있었으니 그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작업의 틀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한시도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도록-캔버스 작업을 쉬지 않고 해야만 하도록 작업의 방법을 정해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설치 작업에 대해서는 서서히 잊게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