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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 한글그림 아리랑- 이어도ㅣ캔버스에 아크릴물감 53×33.4cm 2012

이승현 한글그림 아리랑- 이어도ㅣ캔버스에 아크릴물감 53×33.4cm 2012

 

<아리랑-오름>과 한쌍으로 만든 것이다. ‘랑’이 봉긋 솟은 섬 위에 얹혀있어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바로 그 위에는 희미하게 ‘아’와 ‘리’가 구름처럼 흘러간다.
 
우리 제주인들의 이상향인 환상의 섬 이어도.
풍랑에 시달리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의식마저 잃을 것 같은 상황에서 섬의 일부로 보이는 바위가 눈에 띈다. 순간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저 바위는 분명 살기 좋은 섬의 일부일 것이다. 저 섬에만 가면 우리는 살 수 있다! 저곳에는 지상낙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곳으로 간 사람들은 영영 살아 돌아오지 못하였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희미하게 그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지는 그 섬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전해오게 된다.

아마 그런 말들이 돌고 돌아 전설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곳으로 간 사람들이 지상낙원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는 염원도 함께 담아서 말이다.

그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하니 그냥 흔하게 떠오르는 오름 모양을 생각하며 그렸다.

글자의 요소가 화면에 녹아 들어서 풍경이나 추상회화의 표현 요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 평소 내 의도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별로 신통칠 않으니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숙제로 남겨 둬야 하겠다.

 - 퇴적과 침식


수없이 쌓이고 깎이고, 나의 소리는 그렇게 형성되어 간다. 이 작업은 힘들기 때문에 더 매력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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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퇴적과 침식' 제작과정은 고되다. 매일 수 없이 겹칠작업을 하는 중노동을 거쳐 바닥이 이루어지면 여기에 다양한 흔적을 만들기 위해 그것을 다시 닦아내고 긁어내는 과정이 따른다. 그야말로 안간힘을 다 써야 작품이 된다. 가끔은 나 스스로도 '쓸데없이 사서 고생하는 것 아닌가'하는 회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동작에 따르는 고통을 이겨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속에서 아주 강한 그 무엇인가가 솟아오르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이런 희열이 더 나를 사로잡는다. 그래서 나는 이 작업이 좋다.


-전시정보-


2013. 1. 8(화) ~ 2. 3(일)
세종문화회관 > 세종이야기 > 한글갤러리
(전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세종이야기)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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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