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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요

이승현 한글그림 아라리요4-요ㅣ캔버스에 아크릴물감 30×30cmㅣ2014 새로 두툼하게 쌓인 흙 속에서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그 무엇’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ㅇ’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두 나무는 그럴 때마다 소통을 하게 되었다. 그가 둘 사이를 오갈 때마다 두 나무에게는 소통의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소통의 기운을 받아서 점점 더 자기의 모양이 더욱 뚜렷해져 갔다. 두 나무는 그렇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열심히 서로의 기운을 나누게 되었다. 오른쪽 나무는 자기에게 있어왔던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들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새로운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알려 주었다. 그리고는 묵묵히 자기의 삶을 살아갔다 왼쪽 나무도 자기의 삶에 대하여 생각했다. 오른쪽 나무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굳혀갔던 것이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아라리요3-리ㅣ캔버스에 아크릴물감 30×30cmㅣ2014 세 번째 ‘리’는 ‘나날이 새롭게 이어지는 삶’이다. 오른쪽 나무는 이제까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또 주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돌이켜 보면서 자기가 가야 할 앞길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그의 키는 줄어들고 모양이 ‘ㅏ’에서 ‘ㅣ’로 변하였다. 왼쪽 나무는 갈수록 차분해지더니 제법 의젓하게 자기의 구불구불한 ‘ㄹ’ 모양을 잘 지키려 애쓰고 있지만 사실은 외모가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변하고 있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그동안 땅이 ‘아라리~’ 하고 길게 기지개를 켜고 있었던 것이다. 땅이 크게 심호흡을 하자 단단한 땅 위로 마치 새로운 이불을 덮기라도 하듯이 보드라운 새 흙들이 보슬보슬 피어나면서 도톰하게 쌓였다. 그리고 또 다른 신기한 일이 생겼다... 더보기
이승현 한글그림 아라리요2-라ㅣ캔버스에 아크릴물감 30×30cmㅣ2014 두 번째 ‘라’는 ‘서로에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호기심을 갖고 온갖 짓궂은 짓을 하던 공은 오른쪽 나무의 안정된 모습을 보고 그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닮으려 애쓰게 된다. 우선 그는 오른쪽 나무의 조용히 생각을 하고 수행하는 모습을 따라 하기 시작하였다. 한 동안을 그렇게 조용히 땅 위에 내려앉아 수행을 하다 보니 얼마 가지 않아 그의 엉덩이에서도 서서히 뿌리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불쑥불쑥 자라기 시작하였다. 자기에게 일어나는 새로운 일들에 신이 난 데다 온몸에 힘이 솟구치기 시작하자 그는 오른쪽 나무의 가지 모양마저도 닮으려고 온몸을 비틀어댔다. 그렇게 이리저리 삐죽거리며 몸짓을 하다 보니 가지는 생기지 않고 몸이 구불구불해지게 된다. 오른쪽 나무는 그저 그런 왼쪽 나무를 보고만 있는 것 같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