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작품과 한쌍으로 만든 것이다.
‘랑’이 봉긋 솟은 섬 위에 얹혀있고 화면 위쪽에는 ‘아’와 ‘리’가 구름처럼 흘러간다.
우리 제주인들의 이상향인 환상의 섬 이어도. 풍랑에 시달리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의식마저 잃을 것 같은 상황에서 섬의 일부로 보이는 바위가 눈에 띈다. 순간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저 바위는 분명 살기 좋은 섬의 일부일 것이다. 저 섬에만 가면 우리는 살 수 있다! 저곳에는 지상낙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곳으로 간 사람들은 영영 살아 돌아오지 못하였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희미하게 그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지는 그 섬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전해오게 된다.
아마 그 말들이 돌고 돌아 전설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곳으로 간 사람들이 지상낙원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는 염원도 함께 담아서 말이다.
그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하니 그냥 흔하게 떠오르는 오름 모양을 생각하며 그렸다.
글자의 요소가 화면에 녹아 들어서 풍경이나 추상회화의 표현 요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 평소 내 의도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별로 신통칠 않으니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나의 숙제로 남겨 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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