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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최근작업 2020~

이승현 한글그림 느릿느릿 15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이승현 한글그림 느릿느릿 15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집콕]-460일차 2021. 6. 6()

 

2021134

이승현 한글그림 느릿느릿 157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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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이 어감이 주는 느낌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흔히 느려 터진 사람을 굼벵이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나는 굼벵이가 기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상상을 할 수가 없다. 얼핏 생각하면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 소 따위를 떠올릴 수 있겠다.

 

느리다고 해서 다 부드럽고 연약한 것만은 아닌데도 나는 이 그림을 그릴 때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달팽이나 지렁이 따위가 나약하고 부드러운 몸짓으로 기어가는 모습을 떠올렸던 것 같다.

 

전에 황소걸음 네 글자를 가지고 시도해 본 적은 있다. 하지만 황소걸음과 같이 묵직하고 힘이 있는 '느릿느릿'은 여러 차례 생각을 해 왔어도 작품으로 옮기는 것은 아예 엄두도 내지를 못하고 있다.

 

비록 느리지만 우직하고 힘이 있는, 꿋꿋이 나아가는 황소걸음이 주는 느낌을 '느릿느릿' 네 글자에 담아서 꼭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싶다. 늘 궁리를 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느낌이 오는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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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렇게 화사한 느낌이 나는 색들을 써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내는 작업도 자주 시도해야겠다. 이제까지 미뤄뒀던 또 하나의 숙제이니까. 하여간 쉬워 보이는 이 그림을 나는 꽤 공을 들여서 그렸다. 어제 그림보다 시간도 두 배 가까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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