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 이어져 온 김용주 작가의 제8회 개인전이 7월 3일까지 연장 전시됩니다]
2020. 6. 3(수)~7. 3(금), 관람시간 10:00 ~ 18:00 (3일은 오후 3시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14길 21 (우)63169 예술공간 이아 B1 |
<평론가 김경서의 서문에서 발췌>
1986년 1회로부터 1995년 5회 개인전으로 이어지는 김용주의 젊은 시절 작업은 대체로 추상표현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보여준다. 굵고 빠른 선들이 큰 화면을 소용돌이치듯 누빈다.
아크릴은 그때나 지금이나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이다. 김용주는 즉흥적인 재료의 뒤엉킴과 우연성을 좋아한다. 마치 초서체 글씨를 쓰는 듯 순간의 호흡으로 매질의 자연적 특성을 몸으로 받아들이며 획을 긋는다. 번지고 흐르는 자유로운 맛을 표현하기에 아크릴은 그의 체질에 맞다.
그렇게 매질과 화면이 뒤엉키는 선긋기 놀이의 어느 순간 어떤 형상이 그것인 듯 아닌 듯 모습을 드러낸다. 숲과 나무는 그렇게 해서 드러난 주된 형상이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숲과 나무는 그의 내면 어딘가를 아주 크게 차지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김용주의 숲과 나무의 표현 방식은 인상주의와는 사뭇 다르다. 그냥 풍경화라고 말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바깥세계가 드러내 주는 시각적 인상에 머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꿈꾸는 나무>, <불길한 나무들>, <환호하는 숲> 등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순간의 기억과 내면의 감성이 작품의 저변을 지배하고 있다. 기억의 소환을 위해 표현주의적 즉흥성이 요구되었다고 할까. 아니면 자유로운 몸짓을 통해 기억이 소환되었다고 할까. 기실 이 둘은 하나이다. 자연은 바깥에 있는 대상만이 아니다. 나의 감성과 자유로운 몸짓 또한 내 안의 자연이다. 그래서 김용주가 그린 나무는 그곳에 엄연히 존재하는 나무이면서 동시에 내 안의 나무가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 형상이기도 하다.
이번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에는 바다 풍경이 많다. 그의 집 근처 세화리와 평대리 해변에서 바라 본 풍경들이다. 바다 풍경들은 숲 시리즈에 비해 색채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아예 흑백에 가까운 작품도 있다. 하얀 파도와 물거품이 거칠게 포말을 일으키다가, 방향 없이 휘둘리며 리듬을 타기도 한다. 파도를 타고 떠돌며 명멸하는 빛의 점들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바위와 대비되어 시리게 반짝이다가 사라진다.
우리가 종달리 해변에서 잔을 기울이며 바라보았던 그 바다 그대로이다. 그가 이야기 했던 무위한 자연의 기운이 이제서 내게 다가온다. 숲과 나무 그림이 그랬던 것처럼 그가 그리려 한 바다는 바다라는 대상과 인상에 머물지 않는다. 끝없이 흔들리다 일순간 사라지는 자연, 그 들숨과 날숨의 호흡에 맞춰 춤을 추는 내 안의 자연이다.
작가가 명명한 작품의 제목들은 대체로 서사적이다. <살아 있는 바당>, <빛나는 순간>, <다시 시작이다>, <피어오르다>, <익숙한 바다냄새>와 같이 희망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도로 아미타불>, <물거품>, <부딪치며 사라지는>, <비추다 사라지는>,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등처럼 회의적인 이야기도 담겨있다.
이 둘은 귀향을 통해 이 작가가 마주하는 현실적 감회의 양면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결국 이 둘은 서로 다르지 않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자신의 그림이 ‘바니타스 정물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인간이 그토록 욕망하는 지식과 부, 그리고 명예 따위가 한갓된 꿈처럼 허망하다는 깨달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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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김경서의 서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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