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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전시안내

제3회 양군익 개인전 2020. 8. 2~8.30 렘트 갤러리(경주 안강)

 

양군익 (Yang, Gun Ik, 梁君益) 3회 개인전

2020. 8. 2.() ~ 8. 30.()

렘트 갤러리 [Gallery Lem’t]

경북 경주시 안강읍 비화동길 44

 

 

 

 

 

선명한 반추(反芻)의 흔적(양군익에 부쳐)

-조재형 (시인)

화가 양군익은 자신의 작업에 고유함을 지키려 꾸준히 매진해 온 작가다. 그 여정에서 원래 갖고 있던 전통적인 표현을 버리고 새로운 질료를 선택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도 근래의 일이다. 이 또한 안으로는 치열하게 갈등하고 고뇌한 흔적이겠으나,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가볍게 드러내거나 하소연 같은 것도 없이 그저 묵묵하다.

양군익의 작업 패턴이 단조롭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의 사유(思惟)는 깊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를 돌아본 흔적이 선명하다. 그가 돌아볼 때마다 비밀스레 묻어 두고 꿈꿨던 풍경이 그를 화면으로 불러냈을 것이다. 누구나 뒤를 돌아보면 초라해질 수도 있다. 어쩌면 더 작아진 자신을 발견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는 순수한 모습이기도 해서 현실에 갇힌 나를 깨치고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작가와의 대화를 잠시 인용한다.

이번 개인전은 대상의 재현을 고집하지 않고 상상과 기억을 통해 대상과의 재결합을 염두에 두었고, 관찰에 의한 시각적 현상보다 마음의 눈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의도적으로 다룬 조형 언어는 하트라는 프레임이다. 이는 물리적 의미에서는 생명을 상징하지만, 인문적 의미로는 사랑과 소통의 매개체이다. 하트의 형상과 함께 등장하는 형태는 진부한 소재일 수 있으나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나의 성장기를 지배하는 것들이다. 제주는 육지와 다른 풍경을 제공하는 특별한 장소이면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추억을 소환하고 현재화시키며 새롭게 형상화하는 것은 계속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이며 세상을 위무하는 나의 상징 기호이기도 하다.

이렇듯 양군익이 치열한 반추(反芻)를 통해 애써 찾아낸 모습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소중히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형태 말고도 작가가 쌓은 내밀한 시간의 두께, 문득문득 뒤돌아보며 떠올린 대상을 감도는 여운, 그것이 양군익 작품의 실체일 수 있으므로 그 고유함에 계속 관심을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위안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즈음에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지켜보는 이들의 시각적 영역으로 폭넓게 확대되는 변화를 지속하길 주문해 본다. 작가의 역량은 이런 기대를 감당하기에 충분할 것이라 여겨진다. 뒤돌아보는 이의 그윽한 눈빛을 함께 찬탄하며 다시 즐거운 숙제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