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590일차 2021. 10. 14(목)
2021년 264
이승현 한글그림(모음 소리의 느낌-색빛놀이) 여(ㅕ) 287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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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ㅕ)
처음에는 ‘여’ 글자를 좌우로 길게 늘어지게 만들어 놓고 빛놀이를 하면서 추상적으로 꾸미다 보니 시간만 질질 끌면서 다듬고 또 다듬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풍경화같이 되어 버렸다. 처음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이것 또한 새로운 시도이니까 일단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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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소리를 들으면 넉넉하고 편한 느낌이 든다.
사전에는 나와 있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벗이나 손아랫사람을 만났을 때 ‘여~~~’ 하고 반갑게 감탄사를 내기도 한다.
‘여’로 시작되는 말에는 한자어가 많기 때문에 의외로 순우리말은 많지 않다. 아마 대표적인 것은 ‘여기’일 것 같다. 아마 ‘여보세요’의 '여'도 '여기' 보세요, 아마 그런 뜻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내가 이곳 상주에 처음 와서 상주의 말씨를 들었을 때 놀란 것이 바로 ‘여’의 쓰임새이다. 처음에는 ‘요’ 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내면서 계속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웬만한 말끝에 ‘그래여’, ‘뭐 해여’, 빨리 와여, 가여?, 어서 와여, 고마 해여, 했어여? 등과 같이 ‘여’를 붙이는 것이었다. 이렇게 말 끝에 '여'를 넣어서 길게 빼면 부드러우면서도 푸지고 넉넉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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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여’는 여명의 첫 글자이다. 한자말이지만 그다지 설다는 느낌이 안 든다. 친숙하게 다가온다. 여기서는 여명을 많이 의식하면서 그렸는지 뜻하지 않게 그리다 보니 이런 그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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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 그림은 ‘여’, 또 하나의 빛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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