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한글그림(모음) 아래아 (ㆍ ) 20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이승현 한글그림(모음) 아래아 (ㆍ ) 20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ㅣ2021

 

 

[#집콕]-511일차 2021. 7. 27(화)

 

2021년 185

이승현 한글그림(모음) 아래아ㆍ 208ㅣ종이에 아크릴물감 19×2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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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위에 아래아를, 가운데 약간 아래쪽에는 한글서예대자전에 나와 있는 석보상절 글꼴의 점획(ㆍ)을 보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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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 발음에 대한 나의 느낌은 이렇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래아 발음에는 다양한 느낌을 품고 있어서 매우 깊은 맛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고급지다. 요즘 흔히 유행하는 말로 다시 말하자면 ‘아주 고오급지다’. 그런 깊은 맛이 요즘은 점점 일그러지고 있다는 서운함을 숨길 수가 없다.

 

제주에서는 ‘같이 가자’를 ‘ᄀᆞ치 글라’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을 매체를 통하여 옮길 때에는 그대로 표기할 수 없기 때문에 ‘고치 글라’라고 표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말하는 것을 옆에서 듣자면 ‘고’가 아니라 ‘고ㅓ’로 들린다. 아래아 발음이라고 우기기는 좀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고’도 아니다. 그렇게 '고'라고 표기하면서 발음도 점점 ‘고’를 닮아가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표기법이 발음을 죽이고 있다.’ 가물가물 꺼져가는 애처로운 아래아 생명의 불씨를 표기법이 아주 찬물을 확 부어서 꺼트리는 모양새. 그냥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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