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집에서 생활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니 모든 게 편하고 좋은 나날이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틈이 날 때 심심풀이로 하나 새긴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한창 전각도에 몰두하여 여러 가지 종류의 전각도 제작방법을 고안해 내기도 했었다. 전각도 몇 개 제작하기 위하여 서울을 뻔질나게 들락거릴 정도였으니 전각도 만드는 것도 작품 제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초심보용 생활전각도에서부터 전문가용에 이르기까지 쓰기 편하고 가벼운 전각도를 개발해 내었다. 칼날 부품을 특별히 주문해서 한양공고 근처 대장간에서 연마를 했기 때문에 날이 매우 날카롭고 날이 잘 죽지도 않는다. 또 날을 갈아 줄 때에도 편하게 잘 갈린다.
하지만 전각 선생님이나 선배들에게 보였더니 너무 가벼워서 칼 맛이 안 난다고 하였다. 그래도 나는 무거운 칼이 필요한 작업(방각)에는 종전의 것을 쓰고 내가 필요할 때에는 가벼운 것을 쓰니 편해서 좋기만 하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계속 아주 잘 써 오고 있다.
사실 말이 전각도이지 이 칼은 쓰임새가 아주 많다. 특히 잡다한 재료를 활용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할 때는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전각도 하나 만들었을 뿐인데 효성이 극진한 효자를 만난 것이다. 잘 만든 전각도 열 나이프, 조각도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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