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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한글그림

이승현 한글그림 이응-소리나는 물건ㅣ판넬 혼합재료 33×30cmㅣ2018

이승현 한글그림 이응-소리나는 물건ㅣ판넬 혼합재료 33×30cmㅣ2018

 

나는 이응이 우리 소리 중에서 울림이 가장 좋은 자음이라고 생각해오고 있다. 그래서 판넬 가운데에다가 이응 모양을 그려놓고 그 위에 내가 만든 막피리*를 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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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피리(내가 지은 이름이다)

내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몇 가지 꿈 중 하나는 피리 하나라도 직접 만들어서 불어 보는 것이었다. 내 나이 쉰대여섯 쯤 되었을 때 아이리쉬 휘슬을 본떠서 나에게 맞는 막피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나는 코에 문제가 많아서 콧구멍이 자주 막히기 때문에 숨쉬기 거북할 때가 많다. (그런데도 어쩌다가 가끔 뚫릴 때면 나는 개코처럼 냄새를 아주 잘 맡게 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입으로 부는 연장을 다루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다가 알게 된 아이리쉬 휘슬이란 것이 있었는데 구해서 불어보니 다루기도 좋고 여러모로 나에게는 딱 맞았다. ‘옳다. 이거구나하고 내가 이걸 손수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것들이 제법 있는데 이것은 그것들 중 하나이다. 언젠가는 막피리들을 가지고 설치작업을 해 볼 생각이다.